[과학 핫이슈]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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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플라스틱이 강철보다 강하다. 그러면서도 알루미늄보다 가볍다.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이야기다.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이란 강도가 높고 가벼워 공업 재료로 사용되는 고성능 플라스틱으로 `꿈의 소재`라고도 불린다. 탄성, 내충격성, 전기절연성이 우수해 생활용품, 전기전자 제품, 자동차, 항공기 2차 구조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된다. 화학구조 변형으로 기능을 설계할 수도 있다.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은 크게 일반 플라스틱,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슈퍼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으로 구분된다.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은 미국의 듀퐁(Dupont)사가 1956년 말 `금속에 도전하는 플라스틱`으로 폴리아세탈의 단중합체인 델린(Delrin)을 개발해 1960년부터 생산 판매를 시작했다. 짧은 역사에 비해 산업계에서 응용되는 것은 경이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소재가 강하고 가벼워 공업제품에 활용되고 기계, 항공, 전기, 전자, 자동차 등에서 지속적인 용도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으로 많이 쓰이는 소재는 크게 폴리아미드(PA), 폴리아세탈(POM), 폴리카보네이트(PC), 변성 폴리페닐렌옥사이드(M-PPO), 폴리부틸렌 테레프탈레이트(PBT)다.

폴리아미드 제품 대부분은 나일론6와 나일론66이고 특히 나일론6가 전체 약 70%를 차지한다. 나일론은 가장 오래된 합성 고분자이다. 초기에는 주로 합성 섬유용으로 제조됐으며 부분적으로 플라스틱으로 활용되고 있다. 폴리아미드는 기계적 강도, 내열성, 내마모성, 내약품성, 자기 소화성 등 우수한 성능을 갖고 있다. 가공성도 우수해 다른 재료와의 복합재료화가 가능하다. 나일론을 유리섬유(GF)로 복합화하면 탄성율이 2~3배가 되고 열변형온도는 190도로 상승해 내열성 재료로 사용될 수 있다. 단점은 전기저항성이 나쁜 점이다.

폴리아세탈은 강도, 치수안정성, 내마모성 등이 뛰어나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중에서 가장 금속에 가까운 것으로 평가된다. 그래서 금속 기계부품 대체 소재로 많이 쓰인다. 듀퐁사가 처음 상품화했으며 크게 호모폴리머와 코폴리머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전기부품, 볼트, 너트, 가전부품, 배관부품 등에 쓰인다. 자동차 도어락, 와이퍼, 탱크용 탭 등에도 사용된다. 플라스틱 중 피로수명이 길지만 강산이나 강알칼리에 취약한 단점이 있다.

폴리카보네이트는 강도, 내열성, 내환경성 등이 우수한 투명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으로 정밀기계 부품에 많이 적용된다. 폴리카보네이트는 비스페놀A와 포스겐 등을 반응시켜 제조하는 열가소성수지로 비결정성이기 때문에 투명하다. 기계적 강도가 높고 내열성, 전기절연성이 뛰어나며 충격강도는 열가소성수지 중 가장 높다. 온도변화에도 강해 인공장기, 카메라, 자동차 외장품, 시계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된다. 환경변화에는 강하지만 내화학성이 낮고 알칼리 용액에 취약하며 자외선에 민감한 점이 약점이다.

변성 폴리페닐렌옥사이드는 강도, 치수안정성, 내열성이 뛰어나다. 단독 성형이 어려워 타수지와 복합화해 사용한다. 최근에는 성형가공성이 크게 개량돼 급속도로 보급되고 있다. 커넥터, 스위치 등 전기, 전자부품, 호일커버, 자동차 부품 등에 이용되고 있다. 단점으로는 외부기후에 견디는 성질인 내후성, 약품에 견디는 내약품성이 약하다.

폴리부틸렌 테레프탈레이트는 강도, 내열성, 전기절연성 등이 뛰어나 전기, 자동차 부품으로 사용된다. 치수안정성, 전기절연성, 내마모성 등 뛰어나 폴리아미드, 폴리아세탈, 폴리카보네이트, 변성 폴리페닐렌옥사이드에 다음가는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으로 성장했다. 커넥터와 스위치, 오디오부품 등 전자부품과 와이퍼암 등 자동차 부품으로 사용된다.

현재 많이 쓰이는 것은 이 다섯 종이지만 슈퍼 엔지니어링 플라스틱도 향후 산업 변화와 기술개발로 더 많이 활용될 수 있다. 슈퍼 플라스틱은 150도 이상에서 장시간 사용이 가능하도록 내열성을 확보한 열가소성 수지를 말한다. 폴리이미드, 폴리에테르에테르케톤(PEEK), 폴리페닐렌설파이드(PPS), 액정고분자(LCP), 불소수지다.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이 가장 잘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분야는 자동차 산업이다. 연비개선 경쟁과 온실가스 배출 규제로 차량 경량화가 화두가 되면서 자동차용 플라스틱은 2035년 약 20%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는 무게를 10% 줄이면 연비는 약 5% 정도 개선된다. 향후에는 차체와 휠 등 각종 금속 재료가 플라스틱으로 바뀔 수 있다. 무게뿐만 아니라 소음도 줄고 파편 현상도 막을 수 있다.

다만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대량 생산은 환경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문제를 갖고 있다. 해결책은 재활용이나 환경 분해성이 되도록 환경 친화적인 기능을 설계하는 일이다. 하지만 플라스틱은 일부만 재사용이 가능한 한계가 있다.

국내에서는 현재 범용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의 컴파운딩 제품 중심 시장이 구성돼 있다. 향후에는 수요가 많은 슈퍼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의 베이스 수지와 컴파운딩 제품을 개발하는데 집중해야 할 것이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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