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개막하는 `2016 KBO리그(프로야구)`는 그 어느 때보다 생생한 직접관람(직관)이 될 전망이다. 디지털 사이니지 기술 발전으로 기능, 화질에서 이전보다 월등한 전광판이 주요 구장에 마련됐기 때문이다.
전광판에는 발광다이오드(LED) 사이니지가 쓰인다. 초기 전광판은 도트(dot)형으로 점수, 스트라이크·아웃 카운트 집계 등 단순 문자만 표출할 수 있었다. 하지만 LED 픽셀 간 간격이 짧아지면서 고화질 동영상 콘텐츠 재생이 가능해졌다. 정보통신기술(ICT)의 발전으로 관중 스마트폰과 연동한 맞춤 서비스도 제공한다.
삼성전자는 인천 SK와이번스 홈구장 `SK행복드림구장(옛 문학구장)`의 새 전광판을 제작했다. 가로 63m, 세로 18m로 세계에서 가장 크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가 개발한 LED 사이니지다. 픽셀 간격이 1.5㎜뿐으로, 원거리에서 볼 경우 틈새를 거의 인지할 수 없다. 삼성전자가 독자 개발한 색상 기술로 어도비RGB 색 영역 98.3%를 구현, 원색을 그대로 표현한다.
SK텔레콤은 자체 개발한 스마트 사이니지 솔루션을 적용했다. 지난해 사이니지 솔루션에 뛰어들면서 자사 매장, 편의점 세븐일레븐 등에서 사업을 벌이다가 처음으로 대형 전광판에 기술을 입혔다. 전용 애플리케이션(앱) `Play with`와 연동해 게임, 경품추첨 등을 즐길 수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SK텔레콤과 사이니지 사업에 협력, 자사 하드웨어(HW)를 SK텔레콤에 공급한다.
대구 삼성라이온즈의 신 구장 `라이온즈파크`에도 새 전광판이 설치됐다. 가로 36m, 세로 20.4m다. 해상도는 2400×1360이다. 픽셀당 서브픽셀이 2개 적용돼 본래 해상도보다 2배 더 선명한 효과를 낸다. 전광판은 삼성전자가 아닌 삼익전자공업이 만들었다. 라이온즈파크 건설은 대구시가 주도했기 때문이다. 삼성은 건설비 3분의 1인 500억원을 부담했을 뿐이다.
삼익전자공업은 서울 넥센히어로즈 홈구장으로 쓰일 `고척스카이돔` 전광판도 시공했다. 가로 22.4m, 세로 7.68m로 국내 첫 돔구장 전광판 기록을 세웠다. 서울시가 발주한 잠실야구장 외벽 전광판 교체 사업도 따내 1억3900만원을 들여 가로 3.8m, 세로 2.8m의 새 LED 전광판을 4월까지 설치한다. 픽셀 간격은 12.5㎜로 일본 니치아 LED 광원을 사용한다.
LED 전광판 시장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사이니지 솔루션 기술 발전과 대형 크기를 원하는 광고주의 이해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지난해 6만㎡를 갓 넘긴 옥외 스포츠용 LED 사이니지 세계 출하량은 지속 성장, 2019년이면 8만㎡에 육박할 전망이다. 공공 부문의 LED 사이니지 수요는 같은 기간에 5만㎡에서 2배 이상 늘 것으로 예측했다.
히무로 히데토시 IHS 연구원은 “전광판과 같은 공공 부문의 LED 사이니지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다”면서 “LED 픽셀 간격 축소, 설치 수요에 힘입어 시장 잠재력 및 사업자 간 경쟁 확대가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