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기차시장 배터리 경쟁력, 한·일 격차 확대

미국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한국이 일본의 점유율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 한국산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27%에서 23%로 떨어진 반면, 일본은 4%포인트 늘어난 77%를 점유했다. 일본산 배터리를 장착한 테슬라모터스 `모델S`에 이어 `모델X` 판매량이 늘어난데 반해 한국산 배터리를 단 전기차 판매는 저조했다. 우리 배터리를 쓰는 유력 신차 모델이 나오지 않는 한 일본 배터리 강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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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북미 전기차 전문매체 인사이드 이브이스(EVs)의 올해 1·2월 북미 전기차(BEV·PHEV) 판매량을 근거로 배터리 시장을 분석한 결과, 지난 1월 일본 배터리 판매량이 12만6706㎾h에서 지난달 17만5988㎾h로 39% 급증했다. 이 기간 한국 배터리는 4만4704㎾h에서 5만337㎾h로 13% 느는데 그쳤다. 일본 배터리 강세는 미국 전기차 판매대수가 6281대에서 7881대로 늘어난 데다 일본 파나소닉 배터리를 장착한 테슬라 `모델S`가 지난달에만 1550대 팔리면서 전월 대비 40% 이상 늘었기 때문이다.

반면 LG화학 배터리를 쓰는 GM `볼트(Volt) 2세대`는 지난 1월 996대로 판매량 1위를 기록했지만 2월엔 1126대가 팔려 2위로 밀려났다. 삼성SDI 배터리를 장착한 BMW `i3` 역시 182대에서 248대로 소폭 늘었지만 피아트 `500e`는 오히려 275대에서 210대로 떨어졌다.

지난달 미국 전기차 판매대수는 7881대로 전월(6271대)과 비교해 25% 늘면서 소요 배터리 시장도 17만1410㎾h에서 22만6326㎾h로 커졌다. 이중 일본 배터리는 17만5988㎾h로 77%를 차지했으며 한국산은 5만337㎾h로 23%에 그쳤다.

일본산 배터리 압도적 점유율은 큰 이변이 없는한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다. LG화학·삼성SDI 배터리를 장착한 유력 신규 전기차 모델이 없기 때문이다. 테슬라가 지난해 말 출시한 `모델X` 등 판매가 꾸준하게 늘기 때문이다. 여기에 파나소닉 배터리를 장착한 포드 `퓨전 에너지`가 932대로 3위로 치고 올라왔고 AESC 배터리를 쓴 닛산 `리프` 역시 930대로 꾸준한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

하반기 시장 전망은 밝다. LG화학 배터리를 단 현대차 `아이오닉EV` 등이 하반기 출시를 앞두고 있고 폭스바겐·포르쉐 등도 삼성SDI 배터리를 단 신규 모델을 출시하기 때문이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초기 전기차 시장에서 일본 배터리 업체가 시장을 선점한 탓에 현재 경쟁에선 다소 밀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소형전지를 쓰는 테슬라를 제외하면 중대형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한국이 앞선다”고 말했다. 테슬라 전기차는 북미 시장 전기차 중 유일하게 소형전지(규격 18650)를 장착했다. 이 소형전지를 제외하면 일본 배터리는 4만6843㎾h로 한국(5만337㎾h)보다 적다.

<북미 전기차 및 배터리 판매 현황 (단위 : ㎿h·대 / 자료: 인사이드EVs·전자신문)>

북미 전기차 및 배터리 판매 현황 (단위 : ㎿h·대 / 자료: 인사이드EVs·전자신문)

박태준 전기차/배터리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