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표준 정책이 기업과 경제 성장에 초점을 맞춰 전면 개편된다. 정부가 향후 5년간 1조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해 기업 경쟁력 향상을 지원하고, 세계 시장을 창출할 수 있는 표준 정책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2020년까지 13조3000억원에 달하는 생산유발효과와 70억달러 수출창출 효과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그동안 기반 조성과 국제표준에 부합하기 위한 표준정책에서 더 나아가 실질적인 `경제 지원군` 역할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정부는 30일 국가표준심의회(의장 주형환 산업통상부장관) 심의·의결을 거쳐, 관계부처 공동 `제4차 국가표준기본계획(2016∼2020년)`을 확정·발표한다.
국가표준기본법에 따라 매 5년 단위로 수립되는 이번 기본계획 목표는 `국가표준체계 고도화를 통한 선진경제 구현`이다. 핵심 4대 전략은 △글로벌 시장 창출을 위한 표준개발 △기업 성장 지원 표준기반 확충 △윤택한 국민생활을 위한 표준화 △민간 주도 표준생태계 확산이다. 이를 토대로 115개 세부과제를 확정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향후 5년간 총 1조1414억원 예산을 투자한다. 부문별로 기업 성장 지원에 7523억원(65.9%), 글로벌 시장 창출 지원에 1980억원(17.3%)이 투입된다.
가장 큰 특징은 우리나라 기술과 제품의 글로벌 시장 창출이다. 우리나라가 국제표준화를 주도하는 신기술과 신제품 종류를 확대해 국가경제 활성화를 도모한다. 또 스마트 및 융·복합 신산업 표준화를 확대하고, 제조기반 서비스산업 표준화를 추진한다.
기업 성장을 위한 지원은 확대되고, 경영에 장애가 되는 요소는 과감히 제거한다. 융합신제품에 대한 인증기간을 단축하는 등 기업친화형 표준적합성 체계를 확립한다. 또 시간과 비용 부담 등 불필요한 인증과 규제는 지속적으로 제거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국민을 유쾌하고 편안하게 하는 국민생활 표준화를 확대하고, 표준 수요와 공급 시장을 민간이 주도하는 생태계로 개선한다. 과거 정부가 주도하거나 일부 민간이 참여하는 표준개발·관리를 민간이 주도하는 표준개발협력기관을 통해 수행한다. 또 민간 표준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부처 간 협력도 확대하기로 했다.
박주승 산업통상자원부 표준정책과장은 “표준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무역장벽을 해소하는 등 기술혁신과 국가 경쟁력 제고에 미치는 영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이번 국가표준기본계획을 토대로 기업 성장을 돕고 세계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부처 간 협력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기본계획은 입안 단계부터 산업부, 미래부 등 15개 부처와 민간 표준전문가 50여명이 참여해 분야별 추진과제를 발굴하고 관계부처와의 협의를 거쳐 확정했다.
1999년 2월 국가표준기본법 제정 이후 지난해까지 3차에 이르는 국가표준기본계획은 국가 표준 기반 조성과 세계화에 중점을 뒀다. 올해부터 표준 정책은 기업과 국가 경제에 실질적인 역할을 하는 방향으로 바뀐다. 표준이 국민생활 개선과 기업불편 해소 등 소극적 역할에 국한하지 않고 기업 성장 지원, 글로벌 시장 창출, 윤택한 국민생활 등을 위해 적극적 역할을 하도록 했다.
양종석 산업경제(세종) 전문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