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연구팀이 알츠하이머 병으로 잃어버린 기억을 복원하는 실험에 성공했다.
17일 요미우리 신문은 이화학연구소 도네가와 스스무 박사 연구팀이 알츠하이머병으로 기억을 잃어버린 쥐 실험에서 사라진 기억을 되살려 내는데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연구결과는 과학잡지 네이처 17일자에 실린다.
도네가와 스스무 박사는 1987년 의학·생리학상 수상자이며 현재 이화학연구소 뇌과학종합연구센터 소장을 맡고 있다.
연구팀은 정상적인 쥐와 알츠하이머 병에 걸린 쥐를 사육상자에 넣고 각각 다리에 약한 전류를 흘려 불쾌한 경험으로 기억시켰다. 연구팀은 두 쥐를 원래 상자로 옮겼다가 24시간 후 사육 상자에 돌려 보냈다. 정상적인 쥐는 불쾌한 경험을 기억해 다리가 위축됐지만 알츠하이머 쥐는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다리에 전류가 흐를 때 기억을 담당하고있는 것으로 보이는 뇌세포를 인공적인 빛으로 자극하자 알츠하이머 쥐도 다시 기억을 되살려내 다리가 마비됐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 병은 기억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기억 기능이 작동하지 않는 질병임을 시사하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 모델 쥐에서는 신경 세포끼리 연결 시냅스가 형성되는 구조의 감소와 기억 회상의 장애에 연관이 있음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는 알츠하이머병 초기 증상과 건망증 구조 해명으로 이어져 향후 치료나 예방법 개발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도네가와 스스무 박사는 “알츠하이머병 초기 환자 기억은 없어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되살려낼 수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