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게임 AI "초급자 입문 돕는 착한 기술"

알파고-이세돌 9단 대결로 상용 바둑게임에 적용된 인공지능(AI)에 관심이 모아진다. 특히 온라인 바둑게임에는 AI가 핵심기술로 자리잡았다.

바둑게임 AI는 사람에 따라 난이도를 조정하고 형세판단 등 여러 기능으로 입문자를 돕는 역할을 한다. 핵심기능은 △인간과 컴퓨터 간 싱글대전 △형세판단(대국 중 우세를 가늠하는 것) △자동 계가(바둑이 끝난 후 집 수를 세어 승부를 결정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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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9단(왼쪽) 커제 9단이 대국 후 복기하고 있다.

바둑은 웬만한 실력자가 아니고는 대국 중 우세를 가늠하기 어렵다. 판을 읽고 예상하기 어렵다. 하지만 온라인이나 모바일 바둑게임은 보통 클릭 한번으로 형세를 판단한다. 바둑판을 읽는 AI 덕분이다. 바둑게임에 쓰이는 AI는 형세판단 실력이 사람으로 따지면 아마 5단 정도다.

프로7단 출신 김강근 한게임 바둑 PD는 “바둑AI 형세판단 오류는 몇 만 번 중에 한번”이라며 “사람과 비교해도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모바일게임 ‘바둑의 제왕’은 형세판단을 바둑돌이 웃는 모습과 우는 모습으로 표현한다. 이때도 물론 AI가 개입한다. 무표정한 바둑판 세계를 재미있고 친근한 느낌으로 재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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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게임 바둑 승부의 신

바둑 AI는 실제로 사람과 대국할 때 아주 낮은 수준부터 높게는 아마 2~3단 실력까지 구현한다.

프로6단 출신 김찬우 에이아이바둑 대표는 “최근 바둑AI는 상당히 정교하게 상대에 따라 난이도를 맞춘다”며 “초심자도 흥미를 잃지 않도록 배려하며 게임을 이끌어나가는데 AI가 큰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국내보다는 일본이 더 컴퓨터와 사람 간 대결이 활발하다”며 “한국에서는 사람 대 사람을 선호하는데 반해 일본은 컴퓨터와 대국하는 것을 즐기는 사람이 더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바둑게임 전문가들은 알파고와 이세돌 9단 간 대결에서 이세돌이 우세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강근 PD는 “공개된 내용으로 봤을 때 알파고는 최근 정석보다는 살짝 뒤처진 수를 두는 것 같다”며 “판을 종합적으로 읽는 능력도 아직 세계 최고 기사들과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분석했다.

김찬우 대표는 “알파고와 상용 바둑게임 AI는 수준차이가 크다”면서도 “알파고가 세계 최고 수준 기사들이 두는 수와 맞서 이기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대표는 “이번 승부와 별개로 AI는 게임을 더 풍요롭게 만들고 바둑 저변을 넓히는 데 일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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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게임 바둑 포 카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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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망바둑이 지난 2011년 여자 바둑 활성화를 위해 개최한 온라인 대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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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개발한 바둑 게임 프로그램 은별.

김시소 게임 전문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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