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에는 양산을 위한 크라우드 펀딩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미국 킥스타터를 포함해 한국과 중국 사이트에도 제품을 올립니다. 양산까지 일정이 빠듯하지만 최근 직원도 더 뽑았고 후속 개발에 바짝 집중하면 올해에는 출시할 수 있습니다.”
최현철 이놈들연구소 대표는 “올해 CES에서 화제를 모은 ‘팁톡(Tip-Talk)’을 연내 출시한다”며 “10만원 이하 가격으로 내놓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팁톡은 이놈들연구소가 개발한 ‘스마트 시곗줄’이다. 스마트워치용 시곗줄이 아니고 ‘스마트 시곗줄’이다. 일반 시계에도 시곗줄만 바꿔 끼우면 사용할 수 있다. 혁신적인 사용자경험(UX)을 구현했다. 손가락을 이어폰처럼 사용한다. 팁톡을 착용한 채 손가락을 귀에 가져다 대면 스마트폰, 스마트워치 등 기기에서 나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이어폰이나 헤드셋이 필요 없다.
스마트워치 소리를 외부로 노출할 필요가 없어 프라이버시를 지킬 수 있다. 시끄러운 공간에서도 전화 통화를 할 수 있다. 통화, 청음 기능 외에 알람과 헬스케어 기능을 갖췄다.
웨어러블 기기에서 유용성이 높아 스마트워치용으로 주목 받았지만 최 대표가 강조하는 건 ‘범용성’과 ‘독립성’이다. 특정 기기 부속품이 아닌 독자적 제품 기능을 갖췄다는 얘기다. 스마트워치·밴드가 아닌 스마트폰과 연동되기 때문에 어떤 시계에서도 쓸 수 있다. 개발 취지 자체가 ‘틈새 수요 공략’이었다.
최 대표는 “시계라는 것 자체가 몇 백년 동안 쓰여온 물건이기 때문에 이미 그 자체에 대한 감성이 형성돼 있다”며 “그건 그대로 살려둔 채 시곗줄에만 정보기술(IT)을 접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미 나와 있는 스마트워치와 경쟁하는 게 아니고 독자적인 영역과 경쟁력을 갖춘 제품”이라고 덧붙였다.
웨어러블 기기에서 유용성은 중요한 고려 사항이다. 기업간거래(B2B) 상품으로 가능성도 열어뒀다. 미래 B2B 사업 성공을 위해서라도 제품 자체 경쟁력을 인정받고 회사를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최 대표는 “향후에는 B2B 형태로, OEM 시곗줄이나 웨어러블 기기 번들, 혹은 모듈화한 부품으로도 팁톡 기능을 제공할 수 있다”며 “그러기 위해서라도 먼저 우리 기술을 알리고 제품을 성공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올해 제품 출시로 다양한 실험의 첫 발을 떼겠다는 목표다. 이놈들연구소는 ‘이노베이션 메들리 랩’의 줄임말이다. 여러 곡 음악이 연이어 나오는 ‘메들리’처럼 끊임없는 혁신을 이어가겠다는 각오를 담았다. 삼성전자 사내벤처 육성프로그램 ‘C-랩’ 지원으로 시작해 지난해 독립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