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애플과 벌인 2차 특허전에서 승리했다.
27일(현지시각) 미국 연방 항소법원은 삼성이 애플 특허 3건을 침해했다는 2014년 1심 판결을 뒤집었다. 원심 판결에서 인정됐던 삼성의 애플 특허 3건 침해는 항소심에서 모두 무효화됐다. 반면 애플이 삼성 카메라 기술 특허를 침해한 부분은 1심 판결을 그대로 인정했다.
애플 특허 중 무효 판단이 내려진 것은 ‘밀어서 잠금해제(slide-to-unlock)’와 ‘자동 오타수정(auto-correct)’ 기능이다.
1심 판결에서 손해배상액 중 대부분을 차지했던 애플 ‘퀵 링크’ 특허는 삼성과 애플 작동방식이 달라 삼성이 특허를 침해한 게 아니라고 판결했다.
항소법원은 삼성이 스마트폰 웹 브라우저와 메신저 앱에서 사용한 기술이 애플 특허에 나온 것과 다르다는 삼성 측 주장을 인정했다.
이 특허는 등록번호 뒤 세 자리를 따서 ‘647 특허’나 ‘데이터 태핑 특허’로 불린다. 웹 페이지를 누르면 바로 관련 창이 뜨는 방식이다. 전화번호를 누르면 바로 통화가 가능한 것도 이 때문이다.
2014년 애플과 모토로라 간 특허전에서 모토로라가 같은 이유로 1심 판결을 뒤집은 판례가 있다. 삼성 역시 이 논리를 적극 활용해 647 특허 빈틈을 공략하는 데 성공했다.
이에 따라 삼성은 약 1500억원에 달하는 배상금을 지급할 필요가 없어졌고 애플은 삼성한테 약 2억원을 그대로 물어줘야 한다.
애플은 이 소송을 2012년 2월에 제기했고 삼성도 맞소송을 냈다. 2011년 4월에 시작된 제1차 소송과 구분하기 위해 ‘애플 대 삼성 Ⅱ’라는 약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 사건은 2014년 5월 캘리포니아북부 연방지방법원 새너제이지원 배심원단은 “피고 겸 반소원고 삼성은 애플 특허 3건 침해에 대한 배상으로 1억1962만5000달러(1476억8500만원)를, 원고 겸 반소피고 애플은 삼성 특허 1건 침해 배상으로 15만8400달러(1억9560만원)을 각각 지불하라”는 1심 평결을 내렸고 1심 재판장 루시 고 판사는 그대로 인정했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