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부품 수출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이 쏟아지면서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달에만 두 번이나 자동차 부품 업체를 방문하는 등 수출 감소 원인파악과 이를 위한 지원책 수립에 고심이다. 하지만, 경기 침체와 산업 구조에 원인이 있는 만큼 뾰족한 방법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장기적으로 산업 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제언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부는 자동차 부품 수출 진흥 대책을 수립하고 있다. 이를 위해 업계와 유관기관을 만나 의견을 수렴중이다.
지난 해 자동차 부품 수출은 255억 달러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4.1% 감소한 수치다. 해외 생산 기지 확대로 인해 자동차 수출은 줄어드는 와중에도 부품 수출은 꾸준히 늘어났던 만큼 충격이 크다.
정확하게 집계되는 수치는 없지만, 업계에서는 국내 자동차 부품 수출 65% 가량이 국내 자동차업체들의 해외 공장 공급분으로 추정하고 있다. 5%는 애프터서비스(AS)용 부품으로 파악된다. 30% 정도만이 현지 자동차 업체들에게 공급하는 직수출 물량이라는 것이다.
자동차 부품 수출을 늘리기 위한 가장 빠른 방법은 해외 공장 가동률을 높이는 것이다. 자동차 수출량은 줄어드는 대신 부품 수출은 늘릴 수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녹록치 않다. 앞으로 들어설 공장은 성장하는 신흥시장에 들어설 확률이 높은데, 신흥국들이 자국 부품 사용을 유치 조건으로 내세우기 때문이다. 대표적 예가 러시아다. 러시아 경제 위기로 이 조건을 유예하고 있긴 하지만, 다른 나라들도 이런 조건을 걸 가능성이 높다.
결국 방법은 현지 자동차 업체 직수출을 늘려야 한다는 결론이다. 이것도 쉽지는 않다. 국내 자동차 부품 업체 대다수가 규모가 작아 해외 직수출을 추진할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국내 자동차 업체 의존도가 높아 생산능력을 국내 업체에 최적화해 놓고 있다. 수출을 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을 고객으로 잡아야 하는데 기술과 생산능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대형 자동차 부품 업체를 만났는데 한국 2차 벤더 생산능력 부족 때문에 계약이 성사되지 못한 사례가 있었다”며 “생산능력 확대가 부담이 된다면 인수합병이나 제휴 등으로 문제를 풀어야 하는데 국내에서는 그럴 문화도 정착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업계는 수출 증대를 위해 판로개척과 투자부담 완화 정책을 기대는 눈치다.
자동차산업협동조합 관계자는 “국내 부품 업체들과 현지 자동차 구매 담당자들을 직접 연결해주는 코트라의 오토프라자 같은 정책은 부품업체들로부터 인기가 높다”며 “현지 수출을 늘리기 위한 실질적인 정책이 많이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2013년~2015년 자동차산업 실적 (단위:천대, 억불, %)>
문보경 자동차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