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파탐지기에 감지되지 않는 인공 물질 제조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이 인공 물질은 누르는 방향에 따라 강도가 바뀌는 특성이 있어 고성능 충격흡수재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래창조과학부는 김동철·문준혁 서강대 교수팀이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메타물질 설계 기술을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메타물질은 자연에 없는 특이한 성질을 구현하기 위해 인공적으로 설계된 재료를 뜻한다. 대표적으로 투명망토(clocking device)는 특수한 굴절률을 갖도록 설계된 메타물질이 빛이 가진 파동과 상호작용해 빛의 진행방향을 조절하는 메타물질 응용기술이다.
연구진이 고안한 물질은 마이크로 크기 이하로 작게 만들면 음파 등 파동이 어떤 방향으로 접하느냐에 따라 파동의 전달속도가 매우 빨라지거나 느려지는 특성이 생긴다. 파동이 진행하는 방향에 따라 기계적 성질이 급격하게 변하는 이방성 메타물질은 파동의 진행방향을 조절할 수 있다.
내부 구조를 마이크로 크기 이하로 만들면 방향에 따른 탄성파의 전달속도의 비율을 최대 200배 이상 변화시킬 수 있다. 특정 방향으로는 마치 재료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파동을 그대로 통과시킬 수 있어 음파 탐지기로부터 탐지되지 않는 은폐장치 등을 개발할 수 있는 것이다.
또 다양한 형태의 삼중 주기적 연속체 구조 형상 설계로 재료가 힘을 가하는 방향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힘을 가하는 방향에 따라 단단한 정도가 최고 130배로 높아진다. 다른 쪽은 약하고 또 다른 쪽은 철처럼 강해진다는 뜻이다. 설계안에 따르면 특정 방향에 가해지는 힘에는 매우 단단하고, 다른 방향의 힘에는 매우 약한 메타물질의 설계가 가능하다.
이번 연구는 시뮬레이션을 기반으로 삼중 주기적 연속체를 구성하는 주기적 단위구조의 형상이 기계적 특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자연에서 발견되지 않는 높은 방향성을 가진 구조를 제작할 수 있음을 보였다. 이 연구로 실험적 설계가 매우 제한적이었던 메타물질의 개발과 응용에 도움을 줘 투명망토를 이용한 스텔스, 고성능 렌즈, 경량화 된 방탄재료와 같은 높은 효율의 에너지 흡수제 등의 다양한 분야의 실용화를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
김동철 교수는 “새롭게 개발된 메타물질은 향후 음향탐지기로 탐지되지 않는 은폐장치, 경량화된 방탄재료를 위한 높은 효율의 에너지 흡수제 등으로 활용돼 방위산업, 항공우주산업, 자동차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는 네이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 2월 3일자에 게재됐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