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벤처기업 글로벌화 위한 협력 생태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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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화 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 KAIST 초빙 교수

벤처 창업이 회복되고 있다. 그러나 벤처 창업이 즉각 성장과 고용을 창출하지는 않는다. 질적 혁신이 양적 시장과 어우러져야 의미있는 성장과 고용이 이뤄진다. 이제 벤처기업 글로벌화를 통해 창조경제의 양적 성과를 거두는데 주력해야 할 단계다.글로벌화 과정에서 벤처기업은 신생비용과 외국비용이라는 막대한 비용과 위험을 감당해야 한다. 신생비용은 신규 사업자로서 규모와 경험의 한계를 극복하는 비용이다. 외국비용은 해외 마케팅 구축을 위한 비용이다. 벤처기업이 투입 비용을 넘어서는 성과 창출은 쉽지 않다.

중견 글로벌 벤처기업 대표는 “단독으로 세계시장을 개척하는 것은 죽음으로 가는 길이다”라고 말한다. 실제로 대기업과 동반 진출하는 과정에서 겪어야 할 불공정거래 비용도 만만치 않다. 글로벌화는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와 비견할 만하다.

벤처기업 실태 조사에 따르면 의미있는 글로벌화 벤처 기업은 25% 수준에 불과하다. 과도한 글로벌화 비용과 리스크 때문이다. 신생비용과 외국비용을 획기적으로 경감하는 글로벌화 전략이 필요하다. 그 키워드로 단독 글로벌화에서 개방협력 글로벌화로의 전환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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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연구회에서 지난 1월 `벤처기업의 글로벌화`를 주제로 세미나를 연 모습

글로벌 마케팅 비용은 영업과 유통 비용으로 나뉜다. 해외 영업망을 만들고 물류 유통망을 구축하는 비용은 업종에 따라 다르다. 하이테크 하드웨어 업종은 기술 개발비를 상회한다. 내가 설립한 회사가 70개국 글로벌 마케팅을 완성하는데 투입된 금액은 2000만달러에 달했다.

글로벌 마케팅 비용을 경감하는 첫 번째 대안은 해당 시장을 개척한 기업과 시장을 공유하는 것이다. 의료산업은 메디슨의 시장 공유에 힘입어 7% 산업 성장률이 21%로 3배 증가했다. 선도 벤처기업 글로벌 개방혁신이 창업벤처 글로벌화를 촉진한 것이다. 개방협력은 글로벌 대기업까지 확장이 필요하다. 이 단계에서 최대한 공정하고 쉬운 협력을 위해 계약서 표준화가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과도한 비용과 리스크가 수반되는 직접 진출보다 협력을 통한 간접 진출이 하드웨어 기업 1차 글로벌화 전략이다. 이어서 경험을 바탕으로 단계별 현지화를 추진한다. 이 단계에서 합작회사(JV), 인수합병(M&A) 등 해외 직접투자(FDI) 활동이 이뤄진다. KOTRA, 무역협회, 수출입은행, 수출보험공사 등 지원 기관이 새로운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게임, 애플리케이션(앱), 한류 콘텐츠 등 소프트기업 글로벌화는 다른 양상이다. 글로벌 플랫폼으로 인해 물류비용과 영업비용이 급감했다. 컴투스는 2009년까지도 국가별 통신 사업자에 모바일게임을 맞춤 공급하는 과정에서 엄청난 비용을 치렀다. 이제는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를 통해 저비용 고효율의 글로벌 마케팅을 진행한다. ‘본 글로벌(Born Global)’ 벤처가 대거 등장하는 이유다. 마케팅이 쉬워지면서 본 글로벌 현상은 가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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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CT 본투글로벌센터 스타트업의 뉴욕 데모데이 참석 모습

O2O(Online to Offline) 플랫폼 등장은 택배가 가능한 하드웨어 유통을 소프트화한다. 아마존과 알리바바는 수많은 하드웨어 마케팅을 앱스토어 같은 형태로 바꾸고 있다. 샤오미는 직접 글로벌 하드웨어 유통망을 구축했다. 인공지능은 점차 영업사원을 대체하면서 마케팅 비용을 더욱 축소시킨다. 본 글로벌 활성화 정책 핵심은 마케팅 플랫폼의 활용이다.

이처럼 벤처 글로벌화는 단일 기업 차원에서 생태계 차원의 협력으로 진화해야 한다.

이민화 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KAIST 초빙교수) mhlees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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