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운용체계(OS) 춘추전국 시대’에도 고급차에서 여러 안전 기능을 지원하면서 오랜기간 검증받은 ‘QNX’ 저변이 계속 넓어지고 있다. 자동차용 OS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QNX소프트웨어는 블랙베리 자회사로 임베디드 OS와 미들웨어 등을 전문으로 하는 캐나다 회사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 첫 차 EQ900에 QNX를 선택했다. 포드는 자사 통합 소프트웨어 SDL을 QNX 플랫폼에 포팅하기로 최근 결정했다.
앞서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쿠페, 아우디 TT, BMW 미니 등도 QNX를 선택했다. QNX를 인포테인먼트 OS로 채택한 차량은 누적 6000만대를 넘어선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현대차는 안드로이드 등 다양한 OS를 채택해 왔으나 고급차 브랜드 첫 차인 EQ900에는 다양한 안전 사양을 지원할 수 있는 QNX를 선택했다. EQ900을 시작으로 QNX를 적용한 차량은 현대차에서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포드는 통합 애플리케이션 지원 소프트웨어인 SDL의 OS를 마이크로소프트 자동차용 OS에서 QNX로 갈아탔다. 포드 SDL은 내비게이션·음악 등 스마트폰 앱을 차량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거나 음성인식을 수행하는 등 다양한 기능을 지원하는 소프트웨어다.
최근 다양한 OS가 차종별·지역별로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는 상황이어서 자동차 업체의 이 같은 움직임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현재 자동차 OS 시장은 여러 OS 업체와 자동차 메이커가 만든 단체가 주도하는 OS 등으로 복잡하게 얽혀있다. 고급차종에는 QNX와 리눅스가, 일반 차종에서는 구글과 애플은 물론 SDL·카라이프·미러링크 등이 경쟁하고 있다. 고급 차종 리눅스 안에서는 유럽 자동차 업체가 주도해 만든 단체 지니비(Genivi), 토요타 등 일본 기업들이 주도하는 AGL오토모티브, 중국 윤(YUN) OS 등으로 나뉘어 경쟁하는 모양새다. 인포테인먼트를 비롯해 소프트웨어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으나 자동차 업체가 OS 업체에 주도권을 뺏기지 않기 위해 선택지를 넓히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지고 있다.
QNX는 자동차 분야에서 텔레매틱스와 엔터테인먼트는 물론 첨단운전보조시스템(ADAS)까지 지원함으로써 안정적이면서 안전을 지원하는 OS로 굳어졌다. 특히 통신 칩을 내장해 다양한 통신 서비스를 지원하는 고급차량이 QNX를 선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오랜 기간 동안 자동차 분야와 임베디드 분야에서 업력을 쌓아오면서 안정적인 소프트웨어로 평가 받고 있다”며 “구글과 애플 등 다양한 OS가 시장에 진입하고 있지만 앞으로도 QNX 인기는 상당기간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문보경 자동차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