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핑거프린터카드(FPC)가 미국 시냅틱스를 누르고 세계 지문인식 센서칩 시장서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 공략이 주효했다. FPC는 국내 지문인식 모듈업체 크루셜텍을 협력사로 두고 있다. 지난해 크루셜텍이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은 FPC 지문인식 센서칩 사업이 호조세를 보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4일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지난해 범용 지문인식 센서칩 시장(애플 자체 물량 제외) 매출액 규모는 6억3060만달러로 전년(2억750만달러) 대비 무려 203.9% 증가했다. 애플과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LG전자와 중국 업체가 지문인식 기술을 탑재하면서 시장 규모가 3배나 늘었다.
FPC는 3억1600만달러 매출을 기록, 점유율 50.1%로 1위 자리에 올랐다. 전년 대비 매출액 성장률은 878.3%에 달했다. 무려 10배 성장이다. 시장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FPC는 LG전자를 포함해 화웨이, 메이주, ZTE, 쿨패드, 레노버, HTC 등 중화권 스마트폰 제조업체에 지문인식 센서칩 공급을 성사시키며 무서운 속도로 성장했다.
2014년 지문인식 센서칩 시장서 1위 자리에 올랐던 시냅틱스는 작년 순위가 2위로 떨어졌다. 매출액은 2억5600만달러를 기록했다. 점유율은 40.6%다. 전년 대비 성장률은 시장 평균을 밑도는 46%에 그쳤다. 시냅틱스 주요 고객사는 삼성전자다. 갤럭시S5, S6, 신형 노트 시리즈에 시냅틱스 지문인식 센서칩이 탑재됐다. 그러나 중국 고객사 확보에 실패해 1위 자리를 FPC에 내줬다. 지난해 삼성전자 외 시냅틱스 지문인식칩을 채택한 스마트폰 업체는 HTC(원 맥스) 정도였다. 시냅틱스는 삼성 중저가폰 지문인식 센서칩 공급사에서도 탈락했다. 삼성전자는 중저가 A 시리즈 스마트폰 지문인식칩 공급업체로 대만 이지스테크놀로지를 선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FPC 지문인식칩 사업이 호조세를 보이면서 한국 모듈 협력사인 크루셜텍이 수혜를 입었다. 크루셜텍은 FPC 지문인식 센서칩을 받아와 모듈을 만들고 중국 화웨이 등으로 공급한다. 증권가는 지난해 크루셜텍이 150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크루셜텍 전체 매출 가운데 지문인식 모듈이 차지하는 비중은 80% 이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FPC는 지난해 중국 오필름을 신규 모듈 업체로 선정했으나 여전히 많은 물량을 크루셜텍에 맡기고 있다”며 “중국 대부분 스마트폰 업체를 고객사로 둔 FPC는 올해도 고속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크루셜텍도 지속적인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시중에서 유통되는 지문인식 센서칩은 대분분 손가락이 닿는 면적의 정전용량(Capacitive)을 측정, 지문을 파악하는 방식을 활용한다. 지난해 출하된 98%의 지문인식 센서칩이 정전용량 방식이었다. 퀄컴, 인벤센스, 소나베이션 등은 초음파(Ultrasonic) 방식으로 지문인식 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초음파 방식은 정전용량 방식과는 달리 손가락에 물이 묻어 있어도 지문을 인식한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