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양자암호통신` 기술 개발 발표...상용화까지는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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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과학기술혁신포럼과 퀀텀정보통신연구조합은 지난해 11월 국회 의원회관에서 ‘양자암호통신 기술시연회와 관련 장비 전시회’를 개최했다. 관계자가 양자암호기술 원리와 활용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

북한이 꿈의 기술로 불리는 ‘양자암호통신’ 기술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양자물리학 특성을 이용해 도청이 불가능한 기술이다. 우리보다 먼저 상용화하면 군 통신 균형이 무너질 것으로 우려된다.

북한 전문매체에 따르면 노동신문은 1일 김일성종합대학이 양자암호통신을 개발했다고 보도했다. 노동신문은 “양자암호통신은 양자물리학의 기묘한 특성을 정보처리기술에 적용해 원천적으로 도청이 불가능하게 하는 기술”이라며 “미국 등 적대 세력이 북한 내부를 탐지하기 위해 최첨단수단을 동원하고 있어 양자암호통신 기술 개발은 더 미룰 수 없는 절박한 과제”라고 밝혔다.

이 신문은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양자물리학에 대한 깊은 지식과 함께 레이저 빛의 양자화기술, 빛 분할 및 합성기술, 송수신기에서 신호조종기술, 암호열쇠생성 및 복호기술 등 여러 분야 전문지식이 요구된다”고 양자암호통신 기술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국내 한 양자암호통신 전문가는 “기사가 언급한 내용은 실제 기술을 개발한 게 아니면 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북한이 양자암호통신기술을 개발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양자암호통신 전문가인 안도열 서울시립대 전자전기컴퓨터공학부 석좌교수는 “북한은 핵무기를 개발할 정도로 기초과학분야에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했다”며 “그 정도 기술력이면 양자암호통신 기술을 개발했다는 말이 사실이라고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기술을 개발했더라도 양자암호통신을 상용화하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까지 이 기술을 공식 상용화한 국가가 없다. 분명한 것은 우리나라와 기술 개발 경쟁이 시작됐다는 점이다. 상용화에 뒤처지면 군사적 관점에서 통신전력 비대칭이 발생한다. 우리는 북한군을 도청할 수 없지만, 북한군은 우리를 도청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안 교수는 “북한은 해커부대를 육성해 사이버전에 능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우리보다 먼저 양자암호통신을 군통신에 적용하면 우리는 통신 전력에서 밀리게 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도 양자암호통신 기술을 개발하기는 했지만 상용화에 이르지는 못했다. 정부가 2020년까지 글로벌 선도국가 진입을 목표로 양자정보통신 중장기 육성전략을 추진하지만 예산 부족으로 과감한 투자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새누리당 서상기 의원이 지난해 11월 양자산업 특별법을 대표 발의했지만 국회에서 낮잠을 자고 있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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