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째 집에 못가도 피곤한 줄 몰라"....PC·네오위즈 운명 짊어진 블레스 일단 `청신호`

주진하 네오위즈게임즈 ‘블레스’ 프로젝트매니저(PM)는 지난달 27일 이후 8일째 집에 들어가지 못했다.

주 PM은 “게임 서비스 후 안정화가 제일 중요하기 때문에 비상대기 중”이라며 “이용자 문의 대응, 돌발 버그 등 모든 상황을 주시한다”고 말했다. 주 PM은 설 연휴도 회사에서 보낼 계획이다. 주 PM뿐만이 아니다. 네오위즈게임즈와 네오위즈블레스스튜디오에서 사업 담당 인력과 개발자 40명이 게임 오픈 이후 24시간 대응 상태다. 운영인력은 12시간씩 2교대로 24시간 게임에 접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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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네오위즈 블레스스튜디오에서 개발자들이 게임을 점검하고 있다.

‘블레스’는 네오위즈게임즈가 7년에 걸쳐 만든 온라인다중접속역할수행(MMORPG)이다. 700억원 제작비를 투입했다.

MMORPG는 요즘 찾아보기 힘들다. 지난해 ‘검은사막’ ‘문명온라인’ 등 두 게임이 출시됐다. 한 분기에 10여편씩 쏟아지던 3~4년 전에 비해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았다. MMORPG 제작 축소는 모바일게임과 관련이 깊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며 게임사들이 상대적으로 제작비가 낮고 제작기간이 짧은 모바일게임 개발에 집중했다. 국내에서 MMORPG 사업을 이어가는 곳은 넥슨, 엔씨소프트, 스마일게이트, 네오위즈게임즈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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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네오위즈블레스스튜디오에서 제작진이 블레스를 점검하고 있다.

모바일게임에서는 아직까지 수십만명이 한꺼번에 게임에 접속해 즐기는 MMORPG를 찾아보기 힘들다. 블레스는 하루 25만명 이용자가 방문한다. 동시 접속자 수만 해도 7만~8만명에 이른다. 모바일 MMORPG가 등장한다고 해도 화면 제약 등 물리적 한계 때문에 PC용 MMORPG와는 재미가 다를 수밖에 없다.

MMORPG는 산업 측면에서도 의미가 남다르다. 온라인게임 제작은 아직까지 중국 등이 쉽게 따라오지 못한다. 동남아, 유럽, 북미 등에는 여전히 온라인게임을 찾는 수요가 많다.

네오위즈게임즈는 블레스에 사활을 걸었다. 이 회사는 지난해까지 ‘스페셜포스’ ‘크로스파이어’ 등 1인칭슈팅(FPS)게임이 주력 상품이었다. ‘피망’ 등 웹보드 게임은 규제 영향으로 매출이 반토막 이상 꺾였다. 여기에 올해 상반기를 끝으로 스마일게이트와 계약이 종료되며 크로스파이어 매출을 기대하기 어렵다. 블레스 성공을 토대로 모바일게임 등 신사업을 추진한다. PC MMORPG는 개발비가 많이 들지만 한번 시장에 안착하면 ‘롱런’한다는 특징을 가졌다. ‘리니지’는 1998년 출시 이후 17년 동안 엔씨소프트 매출을 견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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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스 공성전

블레스는 2월 현재 PC방 점유율 4위(2월 2일 기준)를 기록 중이다. 1위 ‘리그오브레전드’, 2위 ‘서든어택’, 3위 ‘스타크래프트’ 뒤를 이어 점유율 3%를 차지했다. 역할수행게임(RPG) 중 1위다.

네오위즈게임즈는 설 연휴를 전후해 레이드(집단사냥), 수도쟁탈전 등 콘텐츠를 순차적으로 업데이트한다. 이기원 네오위즈게임즈 대표는 “블레스가 온라인게임 시장에 새로운 자극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국내 시장 안착을 시작으로 해외 시장 진출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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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소 게임 전문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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