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가 오는 3월 출시하는 ‘SM6’에 제네시스 ‘EQ900’ 수준의 부품을 사용하고도 가격을 기존 SM5 대비 크게 올리지 않기로 했다. 1억원이 넘는 최고급 세단 품질을 2000만~3000만원대에 구현했다는 것. 르노삼성차는 SM6를 통해 쏘나타가 정한 국산 중형차 기준을 바꾼다는 목표다.
르노삼성차는 SM6 품질을 높이기 위해 R-EPS(전자조향장치), 스탑앤스타트 시스템, 초고장력강판(인장강도 132.56kgf/㎟) 등 경쟁사 최초급 세단에 적용되는 고급 사양을 모든 트림에 기본 장착했다고 27일 밝혔다.
르노삼성차는 SM6이 우수한 조향능력과 승차감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핵심기술은 고급 세단에만 적용하는 R-EPS와 국내 도로 상황에 맞게 개발한 ‘AM링크’ 서스펜션이다. R-EPS는 제네시스 EQ900과 같은 최고급 세단에만 적용한다. 쏘나타, K5 등 중형차는 가격이 저렴한 C-EPS를 장착한다. AM링크는 진폭감응형 댐퍼를 적용해 요철이 많은 국내 도로에서 부드러운 승차감을 제공한다.
권기갑 르노삼성차 SM6 개발담당 이사는 “유럽에서 판매하는 탈리스만은 좁은 길과 주차공간을 감안해 ‘4컨트롤’ 기능을 탑재했고 SM6는 요철이 많은 우리나라 환경을 고려해 AM링크라는 독특한 서스펜션을 개발해서 적용한 것”이라며 “원가 절감을 위해 리어서스펜션에 토션빔을 적용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SM6는 쏘나타에 적용한 초고장력강판(60kgf/㎟)보다 2배 이상 강도가 높은 초고장력 강판을 차체 16.5%에 적용했다. 이 강판은 제네시스 EQ900에도 일부분에만 사용된 초고장력강판(150kgf/㎟) 수준 강도를 갖췄다. 르노삼성차는 초고장력강판을 사용해 차체 중량을 줄이고 주행감각을 극대화시켰다고 강조했다.
르노삼성차는 당초 SM6 판매목표를 연간 5만대로 정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10만대도 가능하다고 예측하고 있다. 판매 초기 석 달 동안 신차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2만대 물량도 준비한 상태다. 실제 부품 수급 때문에 물량을 못 맞출 것으로 예상돼 게트락 변속기를 항공운송으로 조달하기도 했다. 다만 가격에 대해서는 여전히 조율 중이다. 기존 중형차 ‘SM5’ 대비 가격 인상을 크게 벌리지 않는 것을 목표로 한다.
박동훈 르노삼성차 영업본부장(부사장)은 “SM6는 단순한 신차가 아니라 2010년 이후 급격히 무너진 르노삼성차 위상을 끌어올리기 위해 첨단 기술과 최고의 디자인을 적용한 모델”이라며 “과거 SM520이 국산 중형차 기준을 바꿨듯이 쏘나타가 만들어 놓은 기준을 SM6가 새롭게 정립하기 위해 남는 것 없이 판매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류종은 자동차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