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분기 아이폰 판매증가율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최신 모델 아이폰6S와 6S플러스 판매가 신통치 못했다. 애플 고성장 시대가 저물고 있다.
26일(현지시각) 애플은 2016회계연도 1분기(2015년 10~12월)에 아이폰 7480만대를 판매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전망(7654만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며 전년 동기(7450만대) 대비 0.4% 증가에 그쳤다. 2007년 아이폰 첫 모델 발매 후 최저 수준이다.
분기 총 매출은 759억달러로 1.7% 증가했다. 월가 전망 766억달러보다 낮은 수치다. 분기 이익은 184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 증가했다. 애플 매출과 순이익이 정점을 찍고 감소세로 돌아서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 매출 증가율은 아이폰5S가 출시되기 직전인 2013년 6월 이후 가장 낮다. 총마진율은 40.1%로 전년 동기 39.9%보다 조금 더 높았다.
아이패드 판매량은 1612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24% 감소했다. 예상치 1780만대에 크게 못 미쳤다. 맥 판매도 3.8% 감소한 530만대였다. 애플워치는 판매량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애플TV, 아이팟, 액세서리를 포함한 기타 매출이 42% 증가했다.
애플은 달러 강세가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환율에 영향을 받지 않았다면 전 분기 매출이 1년 전보다 8% 늘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애플 매출 가운데 3분의 2는 해외에서 나온다.
향후 애플 실적 전망도 좋지 않다. 애플은 현 분기(1~3월) 실적 전망치로 매출 500억∼530억달러, 총마진율 39.0∼39.5%, 영업비용 60억∼61억달러, 기타 이익 3억2500만달러를 제시했다. 현 분기 매출 전망은 전년 동기보다 8.6∼13.8% 감소한 것이다. 2003년 2분기 이후 13년 만에 매출 감소가 예상된다.
1분기 실적 소식이 전해지면서 애플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3% 이상 뛰었지만 미래 실적 우려감으로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날 애플은 전일 대비 0.55% 상승한 주당 99.9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