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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는 모든 디지털 기기의 핵심 부품이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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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반도체 생산 과정서 매우 중요한 소재 가운데 하나다 ⓒ게티이미지뱅크>

사람 몸에서 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70~80%라고 합니다. 사람은 음식을 먹지 않아도 90여일을 생존할 수 있지만 물을 마시지 못하면 일주일도 버티기 힘듭니다. 체내 독소를 배출시키지 못하기 때문이죠. 이처럼 물은 사람에게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반도체 산업에서도 물은 중요한 재료 중 하나입니다. 반도체는 본연의 성질을 발현하기 위해 수많은 증착, 식각, 노광 공정을 반복적으로 거쳐 만들어집니다. 이런 공정 과정 중간에는 세정 공정이 반드시 추가되는데, 이 공정에서 물이 많이 사용됩니다. 삼성전자는 기흥과 화성에 반도체 공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하루 평균 기흥과 화성에서 각각 5만톤씩 총 10만톤 규모 물을 사용합니다. SK하이닉스 이천 공장도 일평균 약 6만9000톤 물을 사용합니다. 어마어마한 양이죠.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반도체 기업이 새로운 반도체 공장을 지을 때 물을 쉽게 끌어올 수 있는 지역인가를 먼저 보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입니다.

Q:반도체 제조 공정서 물은 어디에 쓰이나요.

A: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우선 공정 과정에서 쓰입니다. 세정이 대표적입니다. 세정은 모든 개별 반도체 공정 전·후 단계에서 반드시 거치는 공정입니다. 반도체는 아주 작은 크기의 먼지 하나로도 오류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물을 다량 사용해 공정 불량을 최소화합니다.

공기 세척기라고도 불리는 스크러버(Scrubber)에서도 물이 쓰입니다. 반도체 공정에선 각종 가스 등 화학물질을 다량 사용합니다. 외부 배출 시 오염된 물질이 없도록 이를 정화해야 합니다. 스크러버에서 오염 물질을 세정하는 것도 바로 물입니다. 클린룸 온습도 조절에도 물이 사용됩니다. 클린룸은 1년 365일 내내 일정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해야 합니다.

Q:세정 공정에서 사용되는 물은 우리가 먹는 물과 다른가요?

A:다릅니다. 반도체 공장에서 물은 일반적으로 7가지 등급으로 나뉩니다. 1등급인 초순수(UPW:Ultra Pure Water) 물이 실제 반도체 공정에 쓰입니다. 이 물은 H2O 성분 외 무기질이나 미네랄 등 이온성분이 없어 DIW(De-Ionized Water)라고도 불립니다. 2등급 제조용 냉각수(PCW:Process Cooling Water)는 생산 장비 열을 식히는데 주로 사용됩니다. 3등급은 사람이 마시고 씻는 용도로 사용되는 생활용수(CW:City Water)입니다. 반도체 생산, 장비 냉각수가 사람이 먹는 물보다 더 등급이 높습니다. 4등급은 공업용수(IW:Industrial Water)입니다. 클린룸 온습도를 조절하는 쿨링 타워에 이 물이 사용됩니다. 5등급은 저농도 폐수로 화학물질 등 오염 농도가 낮은 물을 뜻합니다. DIW가 반도체 생산 라인을 거친 후 모아진 물입니다. 오염 농도가 낮아 다시 DIW로 재활용됩니다. 6등급은 DIW 제조 중 발생하는 농축수입니다. 화장실 변기 물 내리는 용도 등에 사용됩니다. 7등급은 폐수(WW:Waste Water)입니다. 공장 외부로 배출되는 물입니다.

Q:1등급 초순수 물을 더 알고 싶어요.

A:정제 공정을 거쳐 만들어지는 1등급 초순수 물은 전기전도도, 고형미립자수, 생균수, 유기물을 극히 낮은 값으로 억제한 물입니다. 반도체 제조공정 외에도 도금공정 세정수, 원자력발전 등에도 초순수 물이 이용됩니다. 삼성전자는 공업용수로 수돗물을 받아 정제하는 것이 아니라 팔당댐에서 직접 원수를 받아 기흥과 화성 사업장 내 정수장에서 초순수 물을 만듭니다. SK하이닉스는 남한강 하천수와 광역 상수도를 용수 공급원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초순수 물은 정제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가격이 일반 물에 비해 10배가량 비쌉니다.

Q. 반도체 공장서 배출되는 폐수는 더럽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정화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일반 물보다 훨씬 깨끗합니다. 삼성전자는 오산천과 원천천에 폐수를 방류하는데, 오산천이 장마 등으로 오염이 심할 때 화성시는 삼성전자에 “폐수를 더 방류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합니다. 2014년 4월 환경영향평가학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오산천과 원천천은 상류보다 하류가 더 깨끗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즉 삼성전자 기흥 폐수 처리장에서 나오는 물이 방류되는 지점부터 수질이 급격히 좋아지는 것입니다.

경기도 이천 본사 옆 신하리 농촌은 3월 모내기를 한다고 합니다. 추수도 그만큼 일찍 합니다. 보통 우리나라 대부분 농촌은 5월 말경이나 6월 초순 모내기를 시작합니다. SK하이닉스 본사 주변을 도는 스팀 배관에서 배출되는 따뜻한 물이 지류를 따라 논으로 흘러가는데, 이 따뜻한 물 덕에 신하리 농촌은 전국에서 가장 빨리 모내기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

◇‘만화로 쉽게 배우는 반도체’ 시부야 미치오 지음. 강창수 옮김. 성안당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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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쉽게 배우는 반도체>

반도체가 지닌 특이한 성질, 전자 회로 활용과 응용 분야를 만화로 최대한 쉽게 해설한 책이다. 물리학 관점에서 반도체라는 물질이 지닌 성질을 분석했다. 원자가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 물질 속에서 전자가 어떻게 전기를 나르는지 등을 소개했다. 반도체라는 물질의 본래 의미를 알 수 있다.

◇‘삼성과 인텔:과거의 성공, 현재의 딜레마, 미래의 성장전략’ 신용인 지음. 랜덤하우스코리아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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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과인텔:과거의 성공, 현재의 딜레마, 미래의 성장전략>

인텔과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 두 곳에서 모두 근무한 경험이 있는 신용인 박사가 쓴 책으로 양사 기업 문화를 경험적 관점에서 비교 분석했다. 후발주자로 메모리 시장에 진출, 현재 위치에 오른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의 현 위치와 문제점, 미래 성장 동력 후보군을 기술했다. 반도체 분야서 일해보고 싶다면 이 책으로 간접 경험이 가능하다.

주최:전자신문 후원:교육부·한국교육학술정보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