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중소기업이 만든 전기차용 충전기가 미국 닛산·BMW 전기차 이용자가 공동 사용하는 충전인프라에 투입된다. 우선 닛산 기존 충전인프라를 공동 활용하고 앞으로 BMW 사용자로 확충할 계획이어서 공급물량이 늘어날 전망이다.
18일 일본 마루베니상사에 따르면 최근 닛산이 미국 19개주에 구축한 급속충전기 120기를 BMW 고객과 공유하는 협력 사업에 한국 시그넷시스템 급속충전기 106기가 투입됐다. 시그넷은 2014년부터 닛산 전기차 사업 파트너인 마루베니상사와 충전기 독점 공급계약을 맺고 미국 닛산에 147개 급속충전기(50㎾h급)를 공급해왔다. 지금까지 닛산용 충전기 누적수출액만 35억원에 달한다. 세계 전기차 판매량 1위인 닛산은 테슬라와 함께 미국에 가장 많은 전용 충전소를 가동중이다.
시그넷과 마루베니는 BMW 고객 충전기 사용을 위해 사용자 인증 등 후속 작업에 착수했다. 닛산은 추가로 자사 판매망 외에 BMW와 협력해 고객 수가 많은 지역 위주로 미국 전역에 공용 충전인프라를 구축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시그넷 충전기 수출량도 늘어날 전망이다.
마루베니와 시그넷이 구축한 충전기는 글로벌 충전규격인 일본 ‘차데모(CHAdeMO)’와 미국·유럽 전기차 다수가 선호하는 국제표준(ISO) ‘콤보(TYPE1)’를 지원하는 듀얼 방식이다. 사용자 인증만 거치면 닛산 ‘리프(Leaf)’와 BMW ‘i3’를 포함해 충전규격이 맞는 다수 전기차를 충전할 수 있다. 50㎾급 급속충전기로 20분 전후로 80% 배터리 충전이 가능하다.
일본 마루베니상사 관계자는 “2014년부터 미국 닛산에 공급한 시그넷 급속충전기 147대 중 듀얼타입 제품 106대를 BMW 고객도 이용할 수 있도록 사용자 호환 작업에 들어갔다”며 “닛산과 BMW 전기차 판매량이 늘어남에 따라 시그넷과 함께 충전서비스를 개선해 완성차업체와 협력을 확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그넷시스템 급속충전기는 우리나라 최초로 미국 UL 표준을 획득했으며 차데모 방식과 ISO ‘콤보(TYPE1)’ 규격을 만족하는 듀얼 제품을 생산해왔다. 고주파 스위칭 알고리즘을 적용해 병렬연결이 가능한 모듈화 방식 기술로 안정적 출력은 물론 구축 환경별로 손쉬운 출력용량 확장과 생산 자동화에 유리하다. 가격도 경쟁 제품에 비해 30% 가량 저렴하고 제품 크기도 3분의 1에 불과하다.
박태준 전기차/배터리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