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전략 핵심 역할을 할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을 공식 출범했다. 지분율 5위 창립회원국인 우리나라 아시아 인프라 시장 진출도 한층 활발해질 전망이다. 관심을 모았던 한국 부총재 선출 여부는 다음 달 결정된다.
AIIB는 지난 16일 중국 베이징 조어대에서 창립총회 및 개소식을 열어 출범을 공식 선언했다.
창립총회에서 총재와 이사 선출, 협정문 세칙과 행동강령 등을 승인했다. 진리췬 총재지명자가 단독 후보로 나와 선출됐다. 관심을 모았던 부총재 선출은 다음 달 중순으로 미뤄졌다.
우리나라 송인창 기획재정부 국제금융정책국장 등 총 11명은 이사로 선출됐다. 우리나라는 이스라엘·몽골·우즈베키스탄과 같은 이사실을 구성하게 됐다. 우리나라가 이사직을 영구적으로 수임하고, 대리이사는 나머지 이사실 국가가 순환 수임하기로 했다.
AIIB는 부족한 아시아 지역 인프라 투자를 지원하는 다자개발은행이다. 2013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설립을 제의했다. 아시아 인프라 투자수요는 매년 7300억달러로 추정되지만 투자 자금은 이에 크게 못 미치는 연간 2360억달러로 분석된다.
우리나라는 AIIB 전체 57개 회원국 가운데 5위인 3.81% 지분을 확보했다. 그동안 우리나라가 가입한 국제금융기구 중 가장 높다. 그만큼 정부는 AIIB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AIIB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며 “국내 기업·금융기관이 아시아 인프라 시장에 적극 진출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AIIB 부총재 투표는 다음 달로 미뤄졌다”며 “한국인 부총재 배출 여부는 아직 가늠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취임 후 첫 해외일정으로 AIIB 창립총회에 참석했다. 진리췬 AIIB 총재와 만나 AIIB내 한국인 인력 진출, 우리 기업의 해외 인프라 시장 진출 강화방안 등을 논의하고 한국 부총재가 선임되도록 협조를 당부했다. 중국 러우지웨이 재무장관과도 별도 양자면담을 개최했다.
유 부총리는 “아시아 지역은 상대적으로 금융시장 발전이 미흡해 중장기 투자재원 조달이 어렵다”며 “AIIB는 아시아 문제 해결을 지원하고 부족한 투자자금을 메워 자립적이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