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과학자]추현곤 ETRI 디지털홀로그래피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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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영화 ‘스타워즈’를 보면 깡통 로봇 R2D2가 행성파괴무기 설계도를 보여주는 장면이 나온다. 홀로그래피를 이용해 3차원 형상 이미지(홀로그램)를 만들어 내는 장면이다.

최근에는 학생들이 스마트폰을 이용해 간단한 홀로그램을 구현하기도 한다. 빛의 간섭과 회절 현상을 이용해 구현한다.

홀로그램에는 크게 두종류가 있다. 아날로그 홀로그램은 홀로그램 필름을 기반으로 실제 영상 정보를 필름 상에 기록하고, 이를 사진처럼 재현하는 기술이다. 반면 디지털 홀로그램은 필름 대신 카메라 같은 이미지 센서 소자로 얻거나 컴퓨터로 생성한 홀로그램 정보를 디지털로 가공, 전송하는 기술이다.

전세계적으로 기술 개발이 한창이다.

국내에서는 추현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디지털홀로그래피연구실장이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360도 모든 방향에서 3인치 크기 3D 컬러 홀로그램 시청이 가능한 디스플레이를 선보여 과학기술계의 큰 관심을 끌었다.

추 실장은 “홀로그램 공연 등에서 사용되는 눈속임 형태의 유사 홀로그램과는 차원이 다른 기술”이라며 “허공에 떠 있는 스크린을 통해 비치는 2차원 영상을 이용해 3D효과를 내는 기술로는 3차원 입체 영상을 나타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추 실장은 처음부터 ETRI 연구원은 아니었다. 지난 2001년부터 2003년까지 유라비전에서 연구원 생활을 했다. 2005년 한양대학교에서 전자통신공학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뒤 ETRI에서 새출발 했다.

“홀로그래피라는 기술 자체에 대한 관심을 애초 갖기 보다도 3D 디스플레이 및 방송 기술 연구 연장선상에서 자연스럽게 홀로그램에 입문하게 됐습니다.”

추 실장은 ETRI서 방송과 관련된 분야 연구에 매진해 왔다. 2010년 이후 디지털 방송 기술을 기반으로 한 3차원 방송 기술부터 3차원 영상 정보를 획득하는 기술을 연구했다. 또 양안식 방송 기술을 이용한 3차원 방송 기술 개발을 거쳐 현재 홀로그램 3D 방송 기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추 실장은 향후 홀로그램이 가져올 세상 변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영화에서 나오는 방향으로 접근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이 바로 눈 앞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든지, 홈쇼핑 물건을 앞에서 돌려보면서 구매한다든지 하는 미래가 조만간 구현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후배들에게 충고도 내놨다. “즐겁게 일하는 방법을 찾아라”라는 한마디에 추 실장의 프로정신이 모두 녹아있다.

정부에 바라는 점도 조심스레 드러냈다. 연구를 하고 있는 입장에서 당장 눈앞 결과만을 보지 않고 멀리 바라보는 연구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론이다.

“홀로그램 연구는 이제 시작 점에 서 있습니다. 앞으로 투자와 연구 집중이 더 중요한 시점입니다. 그 점을 널리 이해하고 인식해야 합니다.”


대전=박희범 과학기술 전문기자 hb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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