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미노(Camino)는 스페인어로 ‘길’이란 뜻이다. ‘산띠아고(Santiago)’는 성(Saint) 야고보(Diego)의 합성어다. ‘성 야고보의 길(Camino de Santiago)’을 줄여서 ‘까미노’라 부른다.
매년 17만명이 넘는 사람이 이 길을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산띠아고 데 콤포스텔라(산띠아고 시 공식 이름)까지 동쪽에서 서쪽으로 이베리아 반도를 가로지른다.
더위와 추위, 갈증, 피로 그리고 순례 중에 감당해야 할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까미노 데 산띠아고를 찾는 사람은 매년 늘어난다. 중세에 기원을 둔 이 순례 길이 점점 더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동쪽에서 서쪽으로 땅끝까지 연결된 산띠아고 길은 유럽 전통·역사·예술·문화를 만나는 지름길이다. 둘째, 일상의 삶 속에서 누려왔던 많은 것들과 단절된 상태를 참고 견디며 여러 날 걷는 동안 몸이 자연과 교감하는 신비로운 경험을 한다. 셋째, 같은 길을 가는 모든 순례자와 인종·문화·언어·종교·나이를 뛰어넘어 친구가 된다.
산띠아고로 가는 길은 거의 800km에 달하며 각자 배낭과 소지품을 직접 가지고 간다. 하루에 30km씩 강행군해도 27일이나 걸린다. 때문에 이 길을 떠난다는 것은 내면으로 떠나는 순례 길이다.
‘까미노 데 산띠아고 여행 안내서’는 스페인에 살며 수차례 까미노를 다녀온 저자가 전하는 믿을만한 까미노 안내서다. 자세한 안내 지도와 고도 표, 숙박시설과 음식점 자료뿐만이 아니라 까미노 문화, 예술, 역사, 건축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함께 담았다.
저자 윤태일씨는 까미노 길 안내를 위한 최신 자료를 보완 수집하느라 여러 차례 까미노에 다녀왔다. 현재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스페인 정부가 공식 인정한 ‘한국까미노친구들연합’ 대표로 사무실을 운영하며 까미노를 찾는 순례자들을 돕는다.
윤태일 지음, 다밋 펴냄, 9900원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