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이 중금리 대출시장 선점을 위해 사활을 걸었다.
광고규제, 최고 금리 인하 등으로 어려움을 겪던 저축은행들이 새로운 먹을거리로 중금리 대출을 겨냥해 활로를 모색하는 분위기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서민금융과, 금융감독원 저축은행검사국, 저축은행중앙회 등 실무진 10여명은 금융위원회에서 모여 올해 사업계획 등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저축은행중앙회는 주요 사업계획으로 중금리 대출 활성화를 꼽았다.
인터넷전문은행, 시중은행, 핀테크 기업까지 중금리 대출시장에 뛰어드는 가운데 저축은행이 중금리 대출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지난달 21일 SBI저축은행이 출시한 중금리 대출상품 ‘사이다’는 영업 10일만에 누적 대출 실적 48억원을 돌파했다. 현재 시중은행 중에서 모바일 중금리 대출로 자리 잡은 우리은행 ‘위비뱅크’ 초기 실적을 2~3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JT친애저축은행도 연 10%대 중금리 신용대출 상품 ‘원더풀 WOW론’을 출시하며 기존 20%가 넘던 신용대출 금리를 절반가까이 낮췄다.
웰컴저축은행도 13~19% 온라인 기반 중금리 대출 상품인 ‘척척대출’을 출시하는 등 저축은행이 앞다퉈 중금리대출 상품을 내놓고 있다.
최근 선임된 이순우 저축은행중앙회장도 신년사에서 “금융업권 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은행과 상호금융 등과 무한경쟁을 벌이는 와중에 인터넷전문은행이라는 새로운 경쟁자까지 출연한 업계상황을 직시하며 돌파구를 열어보겠다”며 “중금리대출을 업계 고유시장으로 만들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저축은행이 중금리 대출시장을 발판으로 업계 분위기 회복의 불씨를 되살리는 데 동의하면서도 건전성 관리에 각별한 주의를 요구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저축은행이 중금리대출 성과를 위해 여신심사를 느슨하게 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경기가 좋지않고 가계부채 부실 우려가 커지면서 저축은행 건전성 악화 등 위험요인이 존재하기 때문에 건전성 관리에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