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자회사 ‘SK인천석유화학’이 만성적자기업 꼬리표 떼기에 도전한다. 컨덴세이트, 파라자일렌(PX) 관련 대규모 시설투자로 체질개선에 성공하며 가능성을 높였다. ‘앓던 이’ SK인천석화의 부진 탈출로 SK이노베이션 실적 개선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SK인천석유화학 실적은 전년보다 대폭 개선될 전망이다.
SK인천석화는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손실 339억원을 기록했다. 총 394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2014년 3분기 누적 실적보다 대폭 개선된 수치다. 특히 지난해 2분기엔 영업이익 1000억원을 기록하며 9분기 만에 흑자전환에도 성공했다. 최근 공장 가동률은 80%를 웃돈다. 금융권은 SK인천석화 주력 생산제품 시황이 나쁘지 않아 4분기 영업 상황도 긍정적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는 대규모 투자 효과가 최근 본격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SK인천석화는 2014년 하반기 컨덴세이트 분리설비와 파라자일렌(PX) 증설을 완료하며 대규모 투자를 일단락했다.
올해 상반기 경질유 생산규모는 하루 5만8200배럴로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반면에 벙커C같은 중질유 생산량은 하루 7800배럴로 전년 동기 대비 60% 줄었다. 컨덴세이트 분리시설 투자로 부가가치가 높은 경질유 생산 비중이 늘어나는 효과를 얻었다. 컨덴세이트는 원유보다 경질유 성분이 많다.
성수기인 4분기에 진입하면서 주력생산 제품인 파라자일렌(PX) 수익률도 양호하다. 석화업계에 따르면 최근 PX-나프타 스프레드는 톤당 300달러 수준이다. 신규 설비 손익분기 수준인 200달러 수준을 웃돈다. 설비투자로 인해 저가 중질유 생산량이 줄고 부가가치가 높은 경질유와 PX 등 아로마틱 계열 제품 생산량이 늘면서 가동률과 수익성이 최근 대폭 개선됐다.
SK인천석화 부진 탈출로 SK이노베이션 실적 개선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SK는 2006년 현대정유로부터 경영권을 인수해 SK인천정유를 출범시켰다. 2008년 SK에너지에 합병됐다 다시 분할을 거쳐 SK인천석유화학주식회사로 사명을 바꿨다. 10년간 평균 가동률은 50% 내외에 불과했고 매년 영업손실을 이어왔다.
백영찬 현대증권 연구원은 “SK인천석화는 구조적 설비변화로 실적이 본격 개선되고 있다”며 “미국 초경질원유 수출 등으로 원료인 컨덴세이트 가격이 하락하고 있고 PX 스프레드는 손익분기 이상 유지되고 있어 지난 10년간 만성적인 영업손실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높고 올해 최대 1000억원 규모 영업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