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불안심리가 부른 투매…단기 급락 딛고 빠르게 안정 찾아

증시 개장 첫 날 서킷브레이커에 이은 거래 중단으로 홍역을 앓은 중국 증시가 빠르게 제자리를 찾았다.

중국 인민은행이 5일 ‘역 레포(Reverse Repo·역환매조건부약정)’로 1300억위안 유동성을 공급하며 시장 안정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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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거래중단으로 홍역을 앓은 중국 증시가 5일에는 빠르게 안정을 찾았다. 베이징 소재 증권사 객장을 찾은 투자자들이 시세판을 보고 있다. <로이터/연합>

4일 중국 증시 대폭락은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로 대표되는 경기 불황 지속과 위안화 변동성 확대, 대주주 지분매각 규제 해제, 신규 기업공개(IPO) 확대 등 이슈가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발생했다.

경기 불황을 제외한 나머지는 단기 이슈다. 곧 해결될 문제로 폭락장을 이끌 만큼 파괴력에도 의문이 가는 문제다. 외신과 증시 전문가는 오히려 고름이 빨리 터진 게 중국 증시 매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판단한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부사장은 “해외 수급이 악화되면서 팔자가 많아져 주가가 떨어지는 것이지 별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단기 쇼크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이날 폭락장은 현지 증권사를 비롯한 금융기관마저 의문을 제기할 정도로 특이한 사례다. 새로운 악재 출현이 아닌 알려진 악재에 대한 두려움이 불안감을 가중시켜 투매를 부르고 거래중단까지 이르게 했다는 분석이다.

박석중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대주주 지분매각 규제 해제와 위안화 환율 변동성 확대가 기관투자자 투매심리를 자극한 것이 주요 급락 원인”이라며 “실제로 그동안 중국 증시 변동성 확대는 수급과 환율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 경험이 있고 급락장도 기관투자자 매도가 개인투자자 투매로 이어지면서 낙폭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대주주 지분매각 규제는 중국 정부가 작년 7월 8일 증시 폭락에 대비해 5% 이상 대주주 자사주 매각을 6개월간 금지한 것이다. 오는 8일 풀린다. 시장은 이로 인해 1조2000억위안가량 매물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면서 투자심리 위축을 불러왔다.

최설화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수급 부담이 크게 부각되며 매도 압력이 확대됐지만 첫 도입된 서킷브레이커가 오히려 개인투자자를 공황상태로 몰아 투매를 일으킨 경향도 있다”고 분석했다.

위안화도 4일 인민은행이 고시환율을 달러당 6.5032위안으로 발표하면서 추가 절하 우려가 커진 것이 영향을 미쳤다. 이는 2011년 5월 이래 최고치로 단기 투기성 자금을 중심으로 자본 유출이 가속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김예은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위안화 환율 추이로 주식투자를 판단하는 움직임이 생겼다”며 “최근 인민은행 위안화 절하로 자본 유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5일 인민은행이 역 레포로 1300억위안 유동성을 공급하면서 환율도 제자리를 찾을 전망이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작년 11월 위안화 기축통화 편입 이후 재부상한 위안화 약세는 중국 증시 최대 위협 요인임에는 틀림없으나 인민은행이 위안화 안정성 관리를 강조해왔다는 점에서 절하 속도 조절 가능성이 커졌다”고 밝혔다. 이어 “유연한 통화정책 일환으로 추가 유동성 공급과 지급준비율 인하를 조기에 집행할 수 있으며 정부투자 확대, 부동산 부양, 세제 개혁에 구체적 조치를 제시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12월 중국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지수(PMI) 하락으로 대표되는 경기 회복 지연은 장기 과제 중 하나로 비관할 필요는 없다는 분석이다.

박옥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조업 PMI가 부진했다고 해서 중국 경제를 비관할 필요는 없다”며 “최근 중국 경기 반등이 제조업에서 나타난 것이 아니고 소비 증가율 개선에서 나타났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제조업 경기도 글로벌 수요가 약한 가운데 수출이 부진해 아직 개선을 기대하기는 이르지만 장기적으로는 나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증시를 바라보는 증권사의 시선(자료: 각사 리서치센터)>

중국 증시를 바라보는 증권사의 시선(자료: 각사 리서치센터)

이성민기자 sm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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