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핫테크]수직 벽 달리는 `스파이더맨 로봇`

수직 벽을 바퀴와 프로펠러 힘으로 등반할 수 있는 로봇이 개발됐다. 별도 접착물이나 등반 장치 없이 바퀴만으로 벽을 오를 수 있다. 프로펠러 힘으로 기체를 접지시키는 기능과 경량화가 핵심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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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디즈니연구소와 스위스연방기술연구소(ETH 취리히) 공동 연구팀은 ‘버티고(Vertigo)’ 로봇을 개발했다. 도시와 실내 환경에서 지상과 벽 사이를 원활하게 통과할 수 있는 로봇 개발이 목표다. 지상을 달리다가도 별도 장치 없이 벽을 오를 수 있다. 주행 중 벽을 만나도 멈추지 않고 바퀴를 접지시켜 오른다.

로봇에 장착된 두 개 프로펠러가 핵심이다. 전·후면 프로펠러가 반대 방향 추진력을 형성한다. 전면 프로펠러가 기체를 끌어당기는 힘을, 후면 프로펠러가 기체를 밀어내는 힘을 만들어 벽에 밀착시킨다. 바퀴에 추진력을 가하지 않아도 벽을 오를 수 있다.

화학적 접착물이나 기계적 등반 장치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벽 표면 성질과 상관 없이 작동한다. 미끄러운 유리나 거친 나무로된 벽도 문제 없이 오른다. 평평한 지상과 벽을 구분하기 위해 두 개 적외선 센서를 장착했다.

기체는 경량·소형화하는 데 집중했다. 탄소섬유 소재와 3D 프린팅 부품으로 로봇 무게를 2㎏에 맞췄다. 로봇 시제품 길이는 60㎝다. 기체가 무거우면 지상에서 튀어오르거나 벽에서 떨어지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내장된 리튬 폴리머 배터리는 약 10분간 전원을 공급할 수 있다.

시제품 시험을 통해 ‘프로펠러 등반 시스템’ 성능은 검증했다. 4륜 로봇이 자유롭게 벽과 천정, 지상을 오갈 수 있는 아이디어를 실제로 구현했다. 이어질 상용연구 방향에 따라 수요처는 달라질 수 있다.

폴 비어즐리 디즈니연구소 연구원은 “어두운 전망 속에서 연구를 시작했지만 실험이 성공했다”며 “오락, 취미용부터 산업용 검사 로봇까지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는 기술”이라고 밝혔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