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수준 ‘슈퍼브레인’이 6년 내 국내에서 탄생할 전망이다.
미래창조과학부와 국가과학기술연구회(이사장 이상천)는 최근 ‘자가학습형 지식융합 슈퍼브레인 핵심기술 개발 융합 연구단’(단장 표철식·이하 사물지능통신연구단)을 출범했다. 사물지능통신연구단은 올해 말부터 오는 2021년까지 3년씩 2단계로 운영한다.
사업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주도하고 있다. 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해 최적화된 지식을 생성, 처리하는 컴퓨터 기반 플랫폼 ‘지식융합 슈퍼브레인 엔진’ 개발이 목표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과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 자가학습 엔진 개발에 공동 참여한다. 이들은 각각 건물에너지 효율화, 플랜트 안전, 건강 모니터링 서비스에 적용할 핵심기술을 나눠 개발할 계획이다.
◇뭘 개발하나
세부과제는 모두 5개다. ETRI가 이종 사물네트워크 간 고품질 연결·지능적 협업을 제공하는 네트워크 기술을 개발한다. 전문가 지능 구현과 초연결 브레인 기술 개발 과제도 맡았다.
에기연은 자율형 분산 에너지 시스템을 개발한다. 원자력연은 원거리·모바일 센싱기술 기반 방사능 누출재난 예방기술 개발이 목표다. 표준연은 고령자 건강모니터링 기술 개발을 진행한다.
전체 참여인력은 박사 38명, 석사 31명 등 총 109명이다. 출연연 4곳 외에 고려대, KAIST, 한밭대, 인하대, 중앙대, 국민대, 충북대, 충남대, 성균관대, 신성대 등 10개 대학이 R&D에 참여한다.
R&D는 크게 고품질연결, 정보지능화, 서비스 등 3개 분야(핵심가치)로 나눠 진행한다.
고품질 연결은 6종 이상 서로 다른 사물 서비스 네트워크와 1000억개 규모 사물을 7종의 네트워크 지능으로 연결하는 초연결지능망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글로벌 규모에서 이동형 사물 위치 검색시간은 500ms이내 제공이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다. 협업 사물 발견후 95%이상 접속 성공률을 보장하도록 하고, 이상징후 실시간 탐지율도 90%정도는 되야 할 것으로 연구단은 보고 있다.
6종의 서로 다른 서비스 네트워크는 건물에너지 정보망, 원자력안전 정보망, 고령자질병 정보망, 식품안전 정보망, 교통제어 정보망, 기타 다양한 이종망을 말한다. 7종의 사물네트워크 지능은 사물디바이스 분류, 공간정보, 연결대역, 연결품질, 피어(Peer)정보, 협업방식, 협업품질이 포함된다.
정보지능화 부문에선 수집 데이터의 23%이상을 대상으로 의미있는 정보를 추론·상황인지·판단·제어하는 데이터 처리방법을 연구 중이다. 이를 기반으로 도메인 전공학과 졸업생 수준의 지능을 확보할 계획이다. 특정 서비스를 위해선 대학 졸업후 2년 경력 전문가 수준의 지능 개발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위한 데이터 필터링 용량은 엑사바이트급 수집데이터로부터 오류데이터를 필터링하는 수준까지 보고 있다.
그래프 DB크기는 노드(사물, 정보) 및 엣지(관계) 개수가 수조~수백조개인 트릴리온-스케일(STG) 그래프 DB의 관리(저장, 질의, 갱신) 및 분석 능력을 갖춰야 할 것으로 연구단은 판단했다.
데이터 활용도는 데이터 필터링 및 전처리, STG로부터 정보를 추론해 23%이상이면 될 것으로 봤다.
서비스 다양성 부문에선 5개 도메인(에너지, 안전, 건강, 식품, 교통)에 대한 서비스 구축해 실효성을 시연하고 1개 서비스에서는 전문가 수준의 지능 서비스를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왜 개발하나
사물지능통신(IoE)은 이미 미래 유망산업과 비즈니스 혁신 주체로 부상했다.
미국은 ‘스마트아메리카 챌린지’, 독일은 ‘인더스트리 4.0’, 영국은 ‘브리티시 이노베이션 게이트웨이’, 중국은 ‘감지중국(感知中國)’ 전략을 내세워 IoE시장 선점에 나섰다.
IoE시대에는 지능· 인지 능력에 기반한 차별화된 서비스에서 산업적으로 가장 큰 기회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IoE에 의한 대량 데이터 발생과 이를 처리할 빅데이터 기술 출현으로 인공지능 기술 개발이 가속화됨에 따라 전문가 수준의 지능을 갖춘 전문학습 지능엔진 기술개발이 필요해진 점도 간과할 수 없다.
또 기존 비즈니스 경계를 종횡으로 가로 지르면서 영역을 파괴하는 지능화된 IoE 서비스 개발을 통해 사회적 문제 해결과 새로운 가치 창출이 곧 국가 경쟁력이라는 판단도 주요하게 영향을 미쳤다.
◇기대효과 들여다보니
과학·기술적 측면에서 IoT와 인공지능 기술 리더십을 확보하고 에너지, 원자력, ICT 등 융합기술 R&D의 실질적인 성공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빅데이터·인공지능 등의 ICT를 타분야 과학기술과 융합해 글로벌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국가 과학기술 국격을 제고하겠다는 복안도 숨어 있다.
국가·사회적 측면에서는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국민건강증진, 생활안전확보, 기후변화대응으로 안전하고 건강한 사회·국가건설에 기여할 것으로 봤다.
산업·경제 측면에서 초연결 슈퍼브레인 사업으로 파생되는 매출·비용절감 효과는 연간 171억 6000만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초연결 슈퍼브레인 사업은 건물 전력, 원자력 발전, 고령자 질환예측, 식품관리, 교통관리 등 5대 융합 분야에서 전문가 지능을 구현하는 것이다.
융합연구 상용화 뒤 5년간 창출할 생산유발효과는 9433억원, 부가가치유발효과는 4149억원, 고용창출효과는 6172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인공지능 관련 시장은 연평균 19.7%씩 성장해 2019년 152억 7900만 달러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이중 분산형 전문가 지능 플랫폼 관련 시장은 사용될 영역이 매우 다양한 롱테일 비즈니스 유형이 될 것으로 봤다.
표철식 사물지능통신 연구단장은 “IoE 시대, 센서· 네트워크 등 하드웨어 디바이스 비중은 대폭 축소되고, 서비스 중심사회로 전환될 것”이라며 “하드웨어 경쟁력에 의존하는 기업은 신속한 대책 마련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