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대형 가전제품이 오픈마켓에서 판매량을 끌어 올리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내수 경기 위축에 따라 고가 브랜드 상품 대신 ‘가격 대비 성능(가성비)’을 앞세운 중소기업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오픈마켓 G마켓에 따르면 TV, 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PC 5대 가전 상품군에서 중소기업 브랜드 판매량은 최근 3년간 상승세다.
올해 1~11월 기준 중소 브랜드 가전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6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과 비교하면 갑절(183%)가량 늘었다. 대형가전 구매자가 사후서비스(AS), 상품 신뢰도, 브랜드 이미지 등을 감안해 주로 대기업 상품을 선호하는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G마켓 관계자는 “중소기업은 오픈마켓에서 손쉽게 상품을 선보일 수 있고 소비자는 선택 폭이 확대돼 가성비 높은 상품을 간편하게 구매할 수 있다”며 “중소 브랜드 제품 수요 증가에 따라 관련 상품군이 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올해 G마켓이 기록한 중소 브랜드 고화질(HD) TV 판매량은 지난 2013년 대비 986% 상승했다. 10배 이상 수직 상승한 셈이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68% 늘었다. 대기업 제품과 비슷한 스펙을 구현하면서도 가격은 저렴한 제품이 속속 등장하면서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이달 22일 기준 G마켓이 대형가전 카테고리에서 가장 많이 판매한 제품 톱 10 가운데 중소기업 TV 3개가 포진했다. 2위에 오른 ‘넥스디지탈 32형 LED TV’는 대기업 제품과 동일한 정품 패널을 탑재하면서도 20만원 이하 가격을 책정했다. 대기업 제품이 30만원 내외인 것을 감안하면 10만원가량 저렴하다.
중소기업 냉장고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갑절 이상(154%), 2년 전보다 3배 이상(242%) 늘었다. 같은 기간 중소 브랜드 에어컨은 전년 대비 49%, 2013년 대비 53% 증가했다. 중소 브랜드 세탁기도 매년 전년 실적을 뛰어넘는 판매량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TV, 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등 대형 가전제품은 막대한 자금을 보유한 일부 대기업 브랜드가 시장을 주도했다. 중소 가전업체는 앞으로 마케팅 비용을 최소화하면서도 판매량은 확대할 수 있는 온라인 판로를 확장하는데 힘을 쏟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 G마켓 입점 판매자는 “오픈마켓은 오프라인 매장과 비교해 큰 비용 없이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추진할 수 있고 다양한 소비층에 제품을 선보일 수 있다”며 “핵심 판매 채널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G마켓 예년 대비 올해(1~11월) 중소기업 가전 판매량 증가율
자료:G마켓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