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앤리뷰] 화웨이 ‘넥서스6P’, 매력적인 순정남

“쥰세이!”

목소리가 귓가를 때렸다. 바람의 장난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내 귀는 그리운 그 감촉을 확실히 느끼고, 또 기억하고 있었다. 뒤를 돌아보았다. 거기에는 그렇게 기다리던 사람이 서 있었다.

냉정과 열정사이(블루), 츠지 히토나리, 양억관 옮김

“쥰세이.”

만나고 싶어서, 만나고 싶어서 견딜 수 없었다고 고백하듯, 고통스러운 목소리로 그 사람의 이름을 중얼거렸다.

- 냉장과 열정사이(로소), 에쿠니 가오리, 김난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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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넥서스6P

 

[넥스트데일리 김문기 기자] 초기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일명 안드로이드 커스텀 현상이 발생했다. 스마트폰을 좀 더 개인화하거나 성능을 높이기 위해 관련 소프트웨어를 재조정했다. 전문 사이트나 커뮤니티도 활성화됐다. 다양한 테마들을 입히기 위해 ‘탈옥’또는 ‘루팅’이라는 단어가 일상화됐다. 다만, 문제는 피로도였다. 복잡하고 현란한, 또는 업데이트 미지원 등을 이유로 “결국은 순정”이라며, 다시 초기 상태로 돌아가는 이들이 많았다. 가장 기본적인 안드로이드 상태로 돌아가고자 하는 사용자라면 ‘넥서스’가 끌리는 이유다.

화웨이 ‘넥서스6P’가 국내 상륙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점이 드는 사이 갑작스럽게 출시됐다. ‘넥서스’에 애착이 있는 사용자라면 기다림이 꽤 지루했을 것이다. 제조업체가 화웨이였고, 외산폰 무덤인 국내 사정과 미온적인 구글의 대응으로 인해 자칫 국내 도입 계획이 물거품으로 변질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했다. 다행히 지난 10월 출시된 ‘넥서스5X’보다는 2개월 늦었지만 이통사의 지원사격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레퍼런스 스마트폰은 말 그대로 새로운 운영체제에 대한 여타 스마트폰의 기준역할을 해주는 모델을 의미한다. ‘넥서스6P’도 ‘넥서스5X’와 마찬가지로 차세대 안드로이드 6.0 마시멜로를 위해 탄생했다. 마시멜로를 보다 잘 보여준다. ‘프리미엄의 ‘P’를 가져온 ‘넥서스6P’의 경우 좀 더 높은 하드웨어를 통해 구동되는 안드로이드 6.0의 진수를 경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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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넥서스6P

■ 첫 풀메탈 레퍼런스폰 = ‘넥서스6P’는 확실히 다른 넥서스 모델과 차별적인 디자인이 적용됐다. 항공기에 사용되는 아노다이즈드 알루미늄 소재를 활용했다. 메탈 소재가 사용된 넥서스는 이번이 첫 모델이다. 실제로 만져본 넥서스6P는 메탈 때문인지 묵직하다. 여러 지인들에게 소개해도 대부분 무겁다는 의견에는 동조한다.

수치 상으로는 애플 아이폰6S 플러스보다 가볍고, 삼성전자 갤럭시노트5보다 살짝 더 무겁다. ‘넥서스6P’는 178g, 5.5인치 아이폰6S 플러스는 192g이다. 동일한 화면 크기를 갖춘 갤럭시노트5는 171g이다.

두께는 고만고만하다. 아이폰6S와 넥서스6P 두께는 7.3mm로 동일하다. 갤럭시노트5가 7.6mm로 약 3mm 더 두껍다. 3개 제품 다 외형적으로 비슷한 모양새를 지니고 있어 그립감은 비스무리하다. 너비는 아이폰6S와 약 0.1mm 차이로 손에 잡히는 크기도 다를 바 없다.

우려했던 카메라 부분은 생각보다 매끄럽다. 사실 사진을 통해 처음으로 ‘넥서스6P’를 접했을 때 후면 상단 카메라 부분이 이질적으로 보여 밉기까지 했지만 실상은 다르다. 꽤 그럴 듯하다. 긍정적으로 바라보면 밋밋한 디자인에 포인트 역할을 톡톡히 해준다. 싸이클롭스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모서리 부분은 다이아몬드 커팅 방식으로 처리됐다. 예전 아이폰이나 HTC 원 시리즈, 갤럭시 등과 크게 다르지 않은 세련미를 보여준다.

전반적으로 넥서스6P의 디자인은 이전 고정관념을 탈피하도록 도와준다. 중국 제조업체의 고만고만한 제품이라는 시선을 가지고 있다면 ‘화웨이 스마트폰 디자인이 여기까지 왔구나’라는 탄성을 지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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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넥서스6P 후면

■ 하드웨어 선택과 집중 = ‘넥서스6P’의 가격을 보고 합리적이라 말할 수 있는 하드웨어 포인트는 디스플레이와 모바일AP를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넥서스6P’의 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 ‘갤럭시노트5’에 적용된 패널과 동일하다. 5.7인치 크기의 WQHD 해상도를 갖추고 있다. 인치당픽셀수는 518ppi다. 그만큼 더 정밀한 표현이 가능하다. 육안으로는 구분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단순히 화질만 좋은 것은 아니다. 해가 뜬 밝은 날의 야외에서도 시인성이 탁월하다. 휘도가 높고 반사율이 낮아서다. 휘도는 밝기를 나타내는 지표로 861cd/m2 수준이다. 보통 반사율이 10%대를 유지하지만 이 패널은 약 4.7% 수준이다. 걸어다니면서 두 눈을 얇게 뜨지 않아도 대략적인 표현을 읽을 정도다.

풀HD에서 QHD로 해상도가 증가하면서 더 높은 화질을 경험할 수 있지만 그만큼 배터리 소모량도 늘어난다. 더 많이 더 밝게 비취면 그만큼 전력소모도 높아진다. 삼성은 이번 패널에 대해 통상적인 플래그십 모델보다 소비전력을 약 34% 줄였다고 밝힌 바 있다. 구글이 마시멜로를 발표하면서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도 전력효율을 높여,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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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넥서스6P 안투투 벤치마크 결과

모바일AP는 퀄컴의 올해 최상위 모델인 ‘스냅드래곤810’이 쓰였다. 국내서는 LG전자 ‘G플렉스2’가 동일한 모바일AP를 사용했다. 하드웨어 제반 사항이 다르긴 하지만 가격을 비교해보면 ‘G플렉스2’가 89만9,800원인데 비해 ‘넥서스6P’는 SK텔레콤 기준으로 59만9,500원이다. 그간 국내 출시된 플래그십 AP 기반 스마트폰은 대략 80만 원대 이상의 높은 가격대로 출시됐다. 두뇌만 놓고 보면 착한 가격이다.

하지만 연초 시작된 발열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퀄컴은 스냅드래곤810 발열 논란으로 인해 곤혹을 치룬 바 있다. 실제로 고사양 게임을 연속해서 1시간 가량 플레이하다보면 발열이 생긴다. 그렇다고 ‘넥서스6P’만 특출나게 뜨거운 것은 아니다. 체감되는 발열 수준은 타 제품과 비슷하다. ‘여가 시간에 컴퓨터를 하며 옆에다 둔 아이폰6S 플러스와 넥서스6P에서 넥슨의 고사양 게임 ‘히트’를 연속해서 돌려봤다. 한참을 쓰다 잡으면 발열량은 아이폰이나 넥서스나 도긴개긴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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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열 수준은 여타 스마트폰과 비슷하다.

안투투 벤치마크 툴을 이용해 성능을 측정했다. 절대적인 수치는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판단하기에 적절하다. 총점 7만3,580점을 기록해 소니 엑스페리아Z5와 HTC 원 M9과 흡사한 결과를 보여줬다. 각각 8만1,087점과 8만3,944점을 기록한 삼성전자 갤럭시S6 엣지와 갤럭시노트5보다는 떨어진다. 의아한 사항은 여타 스냅드래곤810 모델보다 점수가 대체로 낮은 편에 속한다는 점이다.

긱벤치3로는 싱글코어 1,347점, 멀티코어는 4,333점을 나타냈다. 메모리는 3GB, 저장공간은 32GB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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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넥서스6P 긱벤치3 결과

■ 마시멜로는 정말 달콤할까 = ‘넥서스6P’는 안드로이드 6.0 마시멜로가 탑재된 첫 모델이다. 누구보다 먼저 마시멜로를 맛볼 수 있다. 향후 차세대 버전 업그레이드도 일순위다. 애플리케이션 화면으로 전환했을 때부터 ‘심플’하다는 말이 절로 튀어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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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한 애플리케이션 화면

6.0 버전에는 새로운 보안 기능이 추가됐다. 운영체제 상에서 지문인식을 지원한다. 넥서스6P 후면 중앙에는 지문인식센서인 ‘넥서스 임프린트’가 탑재됐다. 위치는 절묘하다. 한 손으로 기기를 잡았을 때 검지 손가락이 닿는 부분이다.

손가락을 센서에 올려놓으면 약 1초 사이에 잠금상태가 해제되면서 메인화면으로 곧장 이동한다. 화면이 꺼진 상태에서도 가능하다. 아이폰이나 갤럭시의 경우 홈버튼을 눌러 기기를 먼저 깨워야 한다. 넥서스6P는 깨울 필요도 없다. 개인적으로는 한 수 위다.

물론 다른 상황에서는 아이폰과 갤럭시에게 손을 들어 줄 수도 있다. 가령 스마트폰을 책상 위나 탁자 위에 올려놓고 사용하는 시간이 많은 사용자라면 후면 지문인식센서는 불편하다. 전면 홈버튼이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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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넥서스6P 후면에는 지문인식 센서가 위치해 있다.

올해 넥서스 시리즈부터는 USB 타입C가 지원된다. 때문에 커넥터가 바뀌었다. 기존 USB 마이크로 타입B는 사용할 수 없다. 보유하고 있는 케이블을 쓸 수 없다는 것과 타입B를 적용한 액세서리도 사용 불가능하다.

다만, USB 타입C는 사용자가 일정 부분 감수해야 할 부분이다. USB 타입C는 구글이 올해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지문인식과 함께 발표한 새로운 표준이다. 구글 입장에서는 레퍼런스 모델에 넣어야 했다. 업계에 따르면 USB 타입C로의 전환은 필수적으로 여겨지고 있다. 누군가는 첫발을 내딛어야 하는 생태계다. 중국에서 USB 타입C 적용을 본격화하고 있고, 애플도 이미 사용하고 있다. PC군에서도 쓰이기 시작했다.

아직 초기 시장이라는 점은 분명 아쉬운 상황이기는 하지만 USB 타입C가 가진 확실한 장점도 지목된다. 일단 앞뒤 구분이 없어 방향 설정없이도 바로 꼽을 수 있다. 단자가 내부에 마련돼 있어 안정성도 높다. 암수 구분도 없다. 전송속도나 전력수급도 용이하다.

넥서스6P의 배터리 사룔량은 3,450mAh다. 퀄컴의 퀵차지 2.0을 지원한다. 화웨이에 따르면 10분 충전으로 최대 7시간의 배터리 수명을 제공하는 급속 충전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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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출시된 넥서스 시리즈는 전작과 달리 카메라에 꽤 신경썼다.

카메라 성능은 전작 대비 일취월장했다. 카메라를 등한시했던 예전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넥서스6P에 탑재된 소니 이미지 센서는 캠코더 또는 디지털 카메라용으로 개발된 칩셋이다. 1.55㎛ 크기의 대형 픽셀로 전작인 넥서스6 대비 빛을 90% 정도 더 받아 들인다. 1230만 화소다. 전면은 구글 HDR+ 기술이 적용된 800만 화소 카메라가 내장됐다.

240fps 슬로우모션 촬영이 가능한 동영상 옵션도 지원한다. 비디오 촬영 장면에서 상단 우측의 아이콘을 바꾸면 120, 204fps 설정이 가능하다. 구글 포토에서 슬로우 구간을 설정할 수도 있다. 옵션에서 4K 촬영을 선택할 수도 있다.

사진은 포토스페어와 파노라마, 아웃포커스 등의 효과를 낼 수 있다. 이 중 포토스페어는 흥미롭다. 360도 파노라마를 완성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한 면씩 맞춰다가보면 공간을 전부 담을 수 있다. 아웃포커스는 사진 촬영 후 상하 움직임을 통해 결과물에 반영해준다. 수정도 가능하다.

 셔터 버튼을 꾹 누르고 있으면 버스트 기능이 동작한다. 연사를 통해 가장 좋은 사진만을 골라낼 수 있다. 잘 나온 사진은 결과물 중 반짝이는 별모양으로 표시된다. 버스트로 소위 움짤도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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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포커싱 표현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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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트 모드 작동시 가장 잘 나온 결과물에 '별'표시를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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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스페어는 꽤 흥미로운 사진 기능이다.

카메라 성능이 전작 대비 크게 향상되기는 했지만 여타 플래그십 모델과 비교하다보면 결과물이 아쉽다. 갤럭시S6나 아이폰6S로 동일 환경에서 촬영하면 넥서스6P의 사진이 살짝 어둡게 보인다. 광학식 손떨림 보정(OIS) 기능의 부재도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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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넥서스6P 사진 촬영 결과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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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넥서스6P 사진 촬영 결과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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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넥서스6P 사진 촬영 결과물

화웨이 넥서스6P의 아쉬운 점을 지적하다가도 가격을 제시하면 고개를 끄덕거리게 된다.

SK텔레콤에서는 출고가 59만9,5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지원금 수준도 높다. 밴드 데이터 100 요금제 기준 30만 원의 지원금을 준다. 실구매가가 29만9,500원까지 떨어진다. 밴드 데이터 59 요금제에서도 23만1,000원의 보조금이 실린다. 기기값은 36만8,500원이다. 국내서 이 가격으로 2K 해상도 디스플레이와 최고급 모바일AP를 얻기란 사실상 어렵다. 충분히 매력적이다.

김문기 기자 (moon@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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