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다음 경제팀 수장은 어떤 인물이 필요하나

우리나라 현재 경제 상황은 외환위기를 목전에 둔 1996∼1997년과 흡사하다. 미국의 금리인상, 엔화 약세, 중국 위안화 절하 등 대외 환경이 닮아도 너무 닮았다.

우리 경제는 ‘저성장의 늪’에 발을 담갔다. 각종 경제지표는 암울하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보다 좋을 게 없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7%로 낮췄다.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3% 내외’라고 표현했지만 어려운 전제조건을 달아 사실상 2%대 저성장 기조로 내다봤다.

수출액과 수입액은 11개월째 동반 감소세다. 11월 무역흑자 규모는 사상 처음으로 100억달러를 웃돌았지만 수입액이 크게 줄어 찜찜한 성적표다.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 구조다. 5년 만에 교역액 1조원 시대도 끊겼다.

국제유가는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역(逆)오일쇼크로 우리 경제는 큰 타격을 받고 있다. 건설, 조선, 철강, 석유화학 업종은 피해가 심각하다.

가계부채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이다. 정부는 최근 가계부채 관리 일환으로 ‘여신심사 선진화방안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지만, 여러 모로 기대에 못 미친다.

국회 복귀를 앞둔 최경환 부총리는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경제가 어렵지만 제2의 외환위기는 전혀 아니다”며 “객관적으로 우리 경제는 선방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나친 위기론을 경계했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진단이다. 상황인식이 기대 이하다.

이제는 다음 경제팀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 차기 경제팀은 국민이 공감하는 개혁과 체질개선 밑그림을 그려야 한다. 위험 수위에 다다른 가계부채의 연착륙과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내는 일이 가장 먼저다. 단기성과에 급급하다 보면 경제위기 탈출은 언감생심이다.

다음 경제팀 수장인 경제부총리 인사에 깜짝쇼는 안 된다. 초이노믹스 문제점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제대로 된 처방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 정치 논리에 휘둘리지 않고 경제정책을 펼칠 만한 소신을 가진 인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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