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합상품 가이드라인 제정 후 4대 통신사업자 허위·과장 광고 위반율이 감소했지만, 아직도 80%를 웃도는 것으로 파악됐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주요 통신사와 5대 케이블TV 사업자에 결합상품 허위·과장광고 과징금 20억2000만원을 부과했다. 방통위는 불법 반복 시 과징금을 올려 이용자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방통위는 10일 전체회의를 열고 방송통신 결합상품 판매 시 허위·과장·기만 광고로 전기통신사업법을 위반한 9개 사업자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0억2000만원을 부과했다. 지난 10월 결합상품 허위·과장광고 가이드라인 제정 후 첫 제재다.
방통위는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에 각각 과징금 5억6000만원, SK브로드밴드는 2억8000만원을 부과했다. CJ헬로비전과 티브로드는 1800만원, 씨앤앰 1200만원, 현대HCN과 CMB는 600만원 과징금 조치를 받았다.
방통위는 지난 5월 허위·과장광고 제재 조치에도 여전히 위반 행위가 지속된다는 국회 지적에 따라 추가 조사를 실시했다. 사업자별 온라인 사이트, 지역정보지, 유통점 전단이 대상이다. 지난 조사 때보다 위반율은 하락했지만 여전히 소비자 선택을 제한할 우려가 있는 허위·과장·기만 광고가 있다는 게 방통위 설명이다.
지난 9월부터 9개사 광고물 598건을 분석한 결과 477건이 허위과장기만 광고로 확인됐다. 통신 4사 광고물 540건 중 457건이 이에 해당해 위반율이 84.6%로 파악됐다. 케이블TV는 58건 중 20건으로 34.5% 위반율을 보였다.
허위 광고에는 ‘상품권 최대 지급’ ‘휴대폰 결합하면 인터넷이 공짜’ ‘위약금 전액 지원’ 등 사실과 다른 광고 사례가 확인됐다. 과장광고에는 ‘100만~160만원 요금할인’ ‘현금 상품권 40만원 지급’ 등이 포함됐다.
기만광고는 이용자 구매 선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내용의 전부나 일부를 은폐, 축소한 행위다. ‘인터넷+집전화+스마트(인터넷TV+와이파이)’ 월 1만5000원’ 등이 대표적인 기만 광고에 해당한다.
방통위는 전기통신사업법상 금지행위와 허위·과장광고 가이드라인에 따라 법률 위반 여부를 판단했다. 기존 제재가 전기통신사업법 위반이 중심이었다면 이번엔 법뿐만 아니라 구체화된 가이드라인 따라 위반 여부를 판단한 것이다. 김재철 방통위 통신시장조사과장은 “위반 유형의 구체적 예시가 제시되면서 사업자가 따라야 할 사항이 더욱 명확해졌다”며 “조사 기간이 가이드라인 발표 후 기간과 일부만 겹쳤기 때문에 내년에는 위반율이 더 떨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방통위는 과징금뿐만 아니라 시정조치 이행계획서를 수립해 제출하도록 지시했다. 사업자 대상 교육과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할 방침이다. 가이드라인 내용을 더 세분화하고 구체화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방송통신 결합상품 가이드라인은 지난 8월 방통위가 발표한 ‘결합상품 제도개선’ 후속 조치다. 허위·과장 광고로 인한 이용자 피해를 줄이고 공정경쟁 환경을 조성하는 게 목적이다. 케이블TV 업계가 주장하던 동등결합과 KT·LG유플러스가 강조하던 시장 지배력 전이 사항은 담기지 않았다.
사업자별 과징금 부과 내역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