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수기 시장이 고성장을 하고 있다. 기술력을 갖춘 국내 정수기 업체에는 기회이지만 아직까지 중국 진출은 미흡하다는 평가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코웨이, 청호나이스, 쿠쿠전자 등 국내 정수기 기업은 중국 시장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KOTRA에 따르면 중국 정수기 시장규모는 2013년 기준 8572만대 생산량을 보이며 매년 판매량이 40%씩 성장한다. 중국에서 정수기는 가전 기업에게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평가 받는다. 앞으로 5년간 1000억위안(약 18조1360억원) 규모를 형성할 전망이다.
중국 정수기 시장의 빠른 성장은 급속도로 진행되는 도시화와 공업화로 수자원이 부족하고 수질오염 문제가 심각한 상황과 맞물린다. 수질 중요성 인식도 높아져 정수기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가전협회가 지난 4개월 간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전, 선양 등 대도시 수질과 가정용 정수기 보급을 조사한 결과, 조사 대상 절반이 상수도 수질을 의심했다. 그중 60%는 정수기를 사용하고 있다. 중국 질병 예방 공제센터 환경건강제품 연구소는 중국 정수기 보급률이 2%에 불과해 향후 시장 발전 여지가 크다고 밝혔다.
시장 확대가 예상되지만 국내 정수기 업체의 중국 성적표는 아직까지 초라하다.
코웨이는 2002년 중국 상하이에 법인을 세웠지만 정수기보다는 공기청정기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코웨이 관계자는 “중국 법인은 중국 내 공기청정기 사업을 지속 확대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청호나이스는 2006년 중국 가전 회사 광동 메이디 그룹과 정수기 및 필터 생산, 판매에 대한 합자법인을 설립했지만 주목할 만한 성과를 보여주진 못했다.
밥솥으로 중국인에게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쿠쿠전자도 중국에 정수기 관련 법인은 없다. 법인 설립과 관련한 계획도 아직까지 없다.
쿠쿠전자 관계자는 “중국시장에서는 정수기 영업망 구축에 힘을 쏟고 있는 실정”이라며 “중국에서 제품을 생산하지 않아 국내에서 만든 제품을 중국에 보내 판매하고 있어 제품 판매를 위한 영업망 구축에 힘을 싣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는 중국 시장 중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정수기 필터 교환 등 사후관리가 수반돼야하는 정수기 산업 특성상 진입 장벽이 존재한다. 중국 내수 기업의 아성도 극복해야 한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중국에서 제대로 정수기 사업을 하고 있는 국내 기업은 없다”며 “국내에서 시장 점유율 경쟁만 하기 보다는 적극적 해외 진출로 눈을 돌릴 때가 됐다”고 말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