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체코에서 ‘원전(원자력발전) 세일즈’ 외교에 집중했다. 대규모 신규 건설이 예정된 체코 원전 사업에 우리나라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협조를 요청하고, 양국 기술·인력양성 협력 방안도 타진했다.
박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밀로시 제만 체코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한단계 격상시키고 실질적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박 대통령의 이번 체코 방문은 김영삼 전 대통령 이후 20년 만이다.
체코 정부는 지난 5월 석탄 발전 비중을 줄이는 대신, 원자력과 재생에너지 발전비율을 높이는 내용의 국가 에너지 기본계획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향후 수년 내에 원전 1∼2기 건설 공사를 추가로 발주하고, 기존 원전의 수명 연장도 추진할 방침이다. 체코 신규 원전시장 규모는 10조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체코가 글로벌 원전시장의 새로운 ‘블루칩’으로 부상한 만큼, 올해 초부터 우리 기업의 체코 신규원전 건설에 참여할 수 있도록 공을 들여왔다. 박 대통령은 지난 2월 방한한 보후슬라프 소보트카 체코 총리에게 체코 신규 원전 건설 프로젝트에 대한 한국 정부의 관심을 전달했으며 당시 양국은 원자력포럼 등을 통해 원자력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체코 역시 우리나라의 원전 기술과 인프라에 관심을 표명해왔다. 소보트카 총리는 지난 방한때 원전 건설업체인 두산중공업을 직접 방문했으며, 체코 신규 원전 건설에 한국전력이 참여해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3일 개최되는 한-비세그라드 그룹(V4, 체코·폴란드·헝가리·슬로바키아) 정상회의에서도 신규 원전 건설 참여 방안을 타진할 예정이다. 슬로바키아, 폴란드도 유럽연합(EU)의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을 위해 신규 원전 건설을 검토 중이거나 추진 중인 상황이다.
이와 함께 박 대통령은 중유럽 정상외교에서 V4 국가들의 기초과학 기술과 우리나라 응용과학 기술을 결합한 새로운 사업기회 창출을 제안한다. 또 수준 높은 보건·의료 서비스를 V4 국가로 수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데 주력한다. 지하철과 통신망 등 대형 인프라 사업에 우리 기업의 참여를 확대하는 방안도 모색한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