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아마존, 한국에서 재생가능에너지를 향한 긍정적 변화를 선도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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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정보기술(IT) 기업인 아마존이 내년 초 한국에 클라우드 사업을 위한 데이터센터를 설립하겠다고 지난 5일 발표했다. 한국에 설립되는 아마존 데이터센터는 세계적으로 열두 번째, 아시아 지역에서는 다섯 번째로 문을 여는 것이다. 아마존은 한국 고객들에게 보다 더 빠르고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아마존 진출로 한국 시장에서의 클라우드 서비스 경쟁은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번 결정이 주목을 끄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아마존이 국내에 설립한 데이터센터를 어떤 에너지 자원으로 운영할 것인지 주목돼서다.

아마존은 2014년 자사의 데이터 센터를 100% 재생가능에너지로 운영하겠다고 약속했고, 이를 이행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오고 있다.

화석연료나 원자력으로 얻은 전력에 대부분 의존하는 국내 IT기업과 차별화하면 좋은 선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아마존이 국내에서도 약속을 지켜 나가기 위해서는 한국 정부도 재생가능에너지 사용 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노력이 진행돼야 한다. 또 양질의 법안이 마련돼 더 많은 유수 IT기업이 국내에 투자할 수 있어야 한다. 이미 세계적 IT기업이 100% 재생가능에너지로 자사의 데이터 센터를 운영하기로 약속한 일은 더는 이례적이지 않다.

그린피스는 2009년부터 미국에서 ‘깨끗하게 클릭하세요(click clean)’ 캠페인을 진행해 왔다. IT기업이 지구 온난화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줄 것을 요구했다. 데이터센터가 처리하고 보관하는 데이터 양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사용하는 전력도 더불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어서다. 혁신의 상징인 IT산업에서 재생가능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이야말로 인류를 위한 편의를 강조하는 ‘IT 철학’과 일치하는 부분이다.

아마존을 비롯해 구글, 페이스북, 애플 등은 지역 사회 나아가 우리 미래를 지속할 수 있게 하는 100% 재생가능에너지 사용을 잇달아 약속했다. 반면에 차세대 글로벌 IT 리더로 주목받는 한국의 IT 기업은 이런 세계적 흐름과 달리 화석연료와 원자력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 IT 기업은 ‘혁신’을 강조하면서도 화석연료와 원전에서 나오는 전기를 사용하면서 지구온난화를 부추기는 상황이다. 세계를 놀라게 하는 한국 IT 업계가 에너지 사용 면에서는 최신 전력기술 재생가능에너지를 1% 미만으로 사용하고 있다니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한국에서도 변화의 움직임이 서서히 보이기 시작했다. 네이버가 아시아 기업 최초로 자사 데이터 센터를 100% 재생가능에너지로 운영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 8월 데이터센터 관련법을 개정하고 12월 23일에 시행령 발표를 앞두고 있다. IT 산업이 한국경제 성장의 동력이자 세계적인 기업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하도록 미래부가 이제라도 세계적 흐름에 맞는 법안을 마련하기를 기대한다.

투자가 잇따르는 글로벌 IT기업처럼 우리 IT기업도 100% 재생가능에너지 사용을 선언해 투자를 이끌고, 재생가능에너지를 사용하는 글로벌 기업의 데이터센터도 한국에 설립되도록 시행령을 준비해야 한다. 10년째 세계 평균 인터넷 사용률의 두 배를 넘어선 한국, 이제 우리 시민도 다른 나라처럼 ‘깨끗한’ 인터넷을 사용하면서 지속 가능한 미래를 함께 만들어야 한다. 우리 기업들도 “안 된다” “불가능하다”는 대답 대신 100% 재생가능에너지 사용 비전과 로드맵을 설정하고 실현해서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무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현숙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기후에너지 캠페이너 jude.lee@greenpeac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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