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와 책]박도현 티피엠엔 대표

찰라의 순간. 누군가를 처음 만났을 때 눈을 깜빡거리는 2초 동안 우리는 많은 것을 판단한다. ‘첫 인상이 중요하다’는 말처럼 순간은 많은 정보를 전달한다.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과 경험을 토대로 순식간에 정보의 가치를 분별하는 능력이 우리에게는 내재돼 있다.

Photo Image

박도현 티피엠엔 대표는 말콤 글래드웰의 ‘블링크’를 읽으며 2초 안에 정보를 취사선택하고 가치를 극대화하는 중요성을 깨달았다. 많은 시간을 투자해 사안을 곱씹고 분석하면 ‘리스크(위험)’은 줄일 수 있다. 그러나 그만큼 투자해야할 시간과 비용은 늘어난다. 박 대표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모든 요소를 고려하다간 오히려 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있다”며 “분석을 위해 허송세월을 보내다 진짜 필요한 ‘골든 타임’을 놓칠 수 있다”고 말했다.

올바른 선택을 하려면 많은 정보를 ‘걸러야’한다. 그러나 결정적 취사 선택의 순간, 두 고려 대상이 동일한 가치를 가진다면 어떨까. 비즈니스 현장에서는 무엇이 좋은지 고민하는 순간 경쟁자가 나타난다.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어라’는 속담처럼 때를 놓치면 일 자체가 무산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박 대표는 “회사를 창업하기 전 읽었던 블링크 속에서 CEO가 가져야할 자질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며 “신속한 결정은 비즈니스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필수 요소”라고 강조했다.

박 대표에게 ‘찰라’는 실시간과 같다. 그가 세운 미디어 광고 수익 최적화 솔루션 전문기업 ‘티피엠엔’도 실시간에 초점을 맞췄다. 언론사 등 매체가 우후죽순 생기고 정보는 범람한다. 광고주는 어떤 광고를 어떻게 누구에게 노출할까 고민하기 마련이다. 박 대표는 소비자 성향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가장 적합한 광고를 보여주는 방안을 떠올렸다. 통합 광고 중개 플랫폼 ‘수에즈X’ 탄생한 순간이다.

플랫폼은 자동화된 광고 구매 방식을 채택했다. 실시간으로 미디어 방문자를 분석한다. 노출 단위별로 광고 집행 여부를 판단해 개인 맞춤형 광고가 가능하다. 회사는 데이터 중개 플랫폼도 개발했다. 데이터 기반 타깃팅 광고를 중개한다. 현재 가격 비교 사이트 제휴와 데이터 채널 확보에 한창이다. 박 대표는 “미디어 업계에서는 ‘콘텐츠가 왕’이라는 말이 있지만 애드테크 업계에서는 ‘데이터가 왕’이라고 한다”며 “원하는 이용자에게 선별적으로 광고를 노출하는 기술이 성장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국내외 온라인 광고 시장 가교 역할도 자처한다. 온라인 광고 시장에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되는 서비스와 수익 모델을 제공한다는 목표다. 사용자 타깃팅 광고 플랫폼이 세계 시장에서는 인기를 얻고 있지만, 국내 시장까지 확대하는데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박 대표는 “해외 광고주도 국내 소비자 시장에 접점을 찾을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할 계획”이라며 “국내 온라인 시장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