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정부가 2017년 법인세를 20%대로 낮추는 방안 검토에 착수했다. 집권 2기를 맞이한 아베노믹스 성공을 위한 방안으로, 미국·영국 등 주요국 법인세 인하 추세도 반영했다.
24일 니혼게이자이는 일본 정부는 경제계가 임금 인상과 설비 투자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면 기업 지원을 위해 2017년 법인세를 20%대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은 당초 현행 32.11% 법인세를 내년 31.33%이하로 낮추기로 했으며 2017년에는 20%대로 더 낮출 가능성이 있다. 일본 정부는 내년에 법인세 실효세율을 30.88~30.99%로 낮추고 17년도에 20%대로 조정할 방침이다.
인하시기를 앞당길 가능성도 있다. 아마리 아키라 경제 재정·재생상은 “개인적으로는 감세 선행으로도 좋을까 생각한다”며 내년에 20%대로 인하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경제재정자문회의 일부 민간위원도 내년에 20%대로 인하하도록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신조 총리는 아직 20%대 검토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경제계가 설비투자나 임금인상으로 답하거나 세율인하 재원확보가 가능하다고 판단되면 인하를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법인세 인하 검토는 3분기 일본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마이너스 0.8%를 기록하며 전분기(-0.7%)에 이어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하는 등 경기 회복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법인세를 낮추면 기업 투자가 늘면서 기업 유보금이 줄어들고 고용 증가와 정부 세수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일본 법인세율은 미국(35.0%), 프랑스(33.3%)보다는 낮지만 독일(29.59%), 중국(25%), 한국(22%) 등 다른 주요국보다는 높은 편이다.
일본 법인세 인하는 최근 잇따르고 있는 각국 법인세 인하 추세와 맞물린다. 딜로이트의 ‘2011~2015년 법인세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143개국 중 미국과 영국 등 36개국이 법인세를 인하했다.
미국은 국외 생산기지를 국내로 이전하면 35%를 28%로 깎아준다. 영국은 2011년에 최고 세율(28%)을 26%로 낮춘 뒤 올해까지 매년 1∼2%포인트씩 5단계로 낮춰 20% 단일 세제를 정착시켰다. 북유럽 복지국가도 법인세 인하 경쟁에 가세했다. 핀란드는 26%였던 법인세율을 2012년에는 24.5%로, 2014년에는 20%로 각각 내렸다. 스웨덴은 2013년에 법인세율을 26.3%에서 22%로, 덴마크는 같은 해에 25%에서 23.5%로 낮췄다. 선진국 최저 수준 세율(12.5%)을 적용하고 있는 아일랜드도 내년부터 국내 R&D에 의해 창출된 특허와 소프트웨어 등 지적재산권에서 얻어진 수입임을 입증하면 법인세율을 6.25%로 낮춘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