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23일 열흘간 다자회의 해외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자마자 이날 오후 2시께 김영삼 전 대통령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직접 찾아 조문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김 전 대통령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3층이 아닌 1층으로 들어와 엘리베이터를 타고 곧바로 빈소로 향했다. 분향하고 영정 앞에 헌화한 뒤 잠시 묵념하고, 차남인 현철씨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을 전했다. 이어 가족실로 이동해 손명순 여사 손을 잡고 애도의 뜻과 추모의 말을 전하고 오후 2시 7분께 빈소를 떠났다. 박 대통령은 빈소에 마련된 방명록에 어떠한 글귀도 남기지 않았다. 조문에는 이병기 비서실장, 현기환 정무수석, 정연국 대변인 등이 수행했다.
이날 박 대통령은 7분여의 짧은 시간만 빈소에 머물렀다.
청와대는 고인에게 최대 예우를 갖춰 움직였다. 지난 22일(현지시각) 박 대통령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 갈라 만찬 행사를 마친 뒤 김 전 대통령 서거 소식을 보고 받고 바로 조화를 보내 애도의 뜻을 전했다. 현지에서 박 대통령은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하고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관련법과 유족 뜻을 살펴 예우를 갖춰 장례를 준비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조문을 합쳐 박 대통령이 취임 이후 직접 조문한 것은 다섯 번이다. 지난 2013년 5월 고 남덕우 전 총리 빈소 방문, 올해 2월 김종필 전 국무총리 부인이자 사촌언니인 고 박영옥 여사 빈소 방문, 해외 조문으로 지난 3월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 국장 참석 등이다. 지난해 4월 경기도 안산에 마련된 ‘세월호 사고 희생자 정부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이 발탁해 정치에 발을 들여놓았다 3당 합당 때 이견으로 등을 돌린 바 있는 고 노무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는 오는 26일 영결식에 참석하기로 했다. 권 여사는 김 전 대통령 빈소 방문도 검토했으나 영결식에 참석하는 만큼 별도로 빈소를 찾지는 않기로 했다.
한편, 이날 정부는 김영삼 전 대통령 국가장과 관련해 관련부처 회의를 열어 국가장 거행에 최대한 예우를 갖춰 총력을 기울이기로 결정했다.
국가장 실무추진단이 꾸려진 행자부는 장례 기본계획 수립과 영결식 주관 등 장례업무를 총괄하고 기획재정부는 예비비로 장례비용을 지원한다.
외교부는 특사·외교사절 안내와 해외공관 분향소 설치를 맡는다. 국방부와 국가보훈처는 국립현충원 안장 전반을 주관한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