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drone)은 무인항공기로 무선전파 유도에 의해 비행하는 비행기나 헬리콥터 모양 기기다.
애초 군사용으로 개발되었으나 드론은 이미 기존 산업과의 융합을 통한 시너지 효과로 미국 연방 항공청은 2023년 드론 시장을 100조원 규모로 내다보고 있는 새로운 기대주다.
미항공우주국(NASA)는 드론을 이용해 허리케인 중심부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영국 석유회사는 알래스카 송유관 파손 점검에 드론을 활용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드론으로 스모그를 감시하고 화학물질을 분사해 스모그를 제거하기도 했다.
민간 기업은 배달, 홍보, 방범 및 감시, 항공촬영, 서빙, 취재, 농약살포, 지도제작 등 다양한 용도의 전용 드론을 운영하거나 개발 중에 있다.
오염된 지역, 자연재해 등으로 사람이 접근할 수 없는 지역에서 드론 역할은 단연 독보적이다. 미국 CBS는 작년 11월 체르노빌 원전사고로 폐쇄됐던 우크라이나의 도시 프리피아트의 모습을 28년 만에 처음으로 구석구석 촬영했다. 2013년 필리핀을 순간최대풍속 379㎞/h로 강타해 7000여명의 사망자와 100만여명의 이재민을 낸 태풍 하이옌 현장은 취재진은 접근조차 못했으나 CNN은 드론을 이용해 입체적 뉴스를 내보냈다.
지난 5월, 7.8 강진으로 붕괴된 네팔 재난현장에서 생존자를 발견한 것도 드론이었다. 아이슬란드 화산 폭발 현장, 우크라이나와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 간 충돌 탓에 폐허로 변한 도네츠크 공항 등 최악의 환경에서도 드론은 유인헬기보다 안전하고 현실적인 정보를 제공했다.
국내 재난 현장에서도 드론의 가치는 톡톡히 발휘되고 있다. 영종대교에서 발생한 106중 추돌사고 현장, 경주 마우나오션 리조트 붕괴사고 현장에도 드론이 가장 먼저 떴다. 올해 3월 정선군 산불 진화에도 드론은 독보적 역할을 했다.
국민안전처는 각종 재난 발생 시 물류업체 배송용 드론으로 긴급구호품을 고립지역 주민에게 전달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서울시는 화재 및 한강 익수자 구조를, 부산시는 해운대 해수욕장 물놀이 안전 스마트해상서비스를, 울산시는 산업단지 환경오염과 안전관리를 드론이 제공하는 정보에 의존하고 있다.
기업도 자동차 사고 시 사고위치를 알려주는 갓길드론, 사고나 범죄 예방에 사용되는 순찰용 드론, 고층빌딩 창문 등을 청소해 주는 청소용 드론, 상공에서 아이들을 감지하는 안심케어드론, 조난자가 가진 스마트폰을 추적할 수 있는 조난구조용 드론 등 재난안전사고 대처 및 예방을 책임 질 다양한 드론을 개발하고 있다.
미국, 일본, 영국 등 원전 선진국은 이미 원전감시 목적으로 다양한 드론을 개발, 배치, 운용하고 있다. 2011년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에서 대량의 방사능이 누출됐을 때 원전 내부 상태를 파악한 것은 미국이 제공해준 드론이었고, 이후 일본은 원전 감시와 방사능 측정 드론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에서는 무인항공기 드론을 활용해 방사능 사고 시 신속한 사고현황 파악, 방사능 측정, 안전한 주민대피로 확보 등에 활용하는 것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는 유인 항공기를 이용해 방사선계측, 현장영상촬영, 대기시료 포집 등을 수행할 수 있지만 조종사와 탐사요원 피폭 위험으로 정보수집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무인항공기를 이용하게 되면 제한 요소를 극복하면서도 사고지역의 정확한 상황 정보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수집할 수 있을 것이다.
무인항공기를 방사능방재 현장에 이용하는 것이 현실화된다면 국내는 물론이고 주변국가 원자력 및 방사선 사고와 방사선 테러 등이 발생했을 때 골든타임 안에 적절한 초기 대응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무인항공기와 방사선측정 기술 조합은 원자력시설 해체 현장의 방사선감시와 작업안전관리 등에 활용 가치가 있으므로 향후 다양한 응용기술이 연구 개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세열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비상대책단장 k272lsy@kins.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