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미세먼지, 탈모에도 주의보 발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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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인터넷 김제이기자] 용인에 사는 직장인 우성현씨(34세, 가명)는 매일 날씨와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하면서 하루를 시작한다. 가을철에 접어들면서 머리카락이 심하게 빠져 고민이 늘고 있던 찰나, 직장 동료에게서 미세먼지로 인해 탈모가 악화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흔히 미세먼지는 황사와 함께 찾아오는 봄철 불청객으로 알려졌지만 최근에는 건조하고 차가운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겨울철에도 자주 나타나고 있다. 미세먼지에는 인체에 해로운 구리, 카드뮴, 알루미늄 등의 중금속과 세균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호흡기 질환과 계절성 피부 트러블을 일으킬 수 있다.

박준호 성모웰피부과 원장은 “미세먼지가 탈모를 일으키는 주요 원인은 아니지만 두피 청결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며 “특히, 겨울철에는 건조한 바람 탓에 건강한 두피를 가진 사람에게도 비듬이나 두피 염증이 나타날 수 있는 만큼, 평소 탈모를 겪고 있는 환자는 더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 미세먼지에 직접적 노출 자제해야

대다수의 탈모는 남성호르몬이 변환된 물질인 DHT로 인해 발생하기 때문에 미세먼지가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돼 탈모로 진행되는 경우는 흔치 않다. 하지만 이미 두피와 모낭이 많이 약해져 있는 탈모 환자는 오염 물질로 인한 적은 자극에도 탈모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또한, 분자가 작은 미세먼지는 모공을 막아 모낭 세포의 호흡을 방해하면서 머리카락을 성장시키는 모낭을 약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미세먼지로부터 모발을 보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세먼지에 직접적으로 노출되지 않는 것이다. 야외활동이 불가피한 경우에는 모자를 써서 모발을 보호하거나, 귀가 후 모발과 두피에 엉겨 붙은 오염 물질을 씻어내야 한다. 이 때는 물을 끼얹기 전에 먼저 머리카락에 붙은 먼지를 털고, 두피를 꼼꼼히 마사지하듯 씻어내야 하며, 평소보다 횟수를 늘려 깨끗한 미온수로 여러 번 헹구는 것이 좋다.

저녁에 머리를 감았다면 세균과 곰팡이 등 습한 두피 환경이 지속되지 않도록 헤어 드라이어의 미지근한 바람을 통해 두피까지 완전히 건조한 후 수면을 취해야 한다. 또한, 왁스나 젤, 무스 등 헤어스타일을 고정하기 위한 제품들은 두피에 끈적끈적함이 오래 남아 먼지나 오염 물질도 붙게 하는 역할을 하므로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된 날에는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 병적인 탈모는 의학적 치료 필수

미세먼지가 기승하는 겨울철에 환경적 요인에 의해 나타나는 탈모 증상은 대부분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으로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회복된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모발이 가늘어지면서 빠지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가까운 피부과를 방문해 본인의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

탈모는 진행 시기에 따라 다양한 의학적 치료를 통해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으며 초기에는 먹고 바르는 약물 치료만으로 개선이 가능하다. 이 약물들은 미국식품의약국(FDA) 및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공인 기관을 통해 효과를 검증 받았으며, 유럽과 아시아를 비롯한 다양한 국가에서 모든 단계의 탈모 치료에 권장되는 1차 치료제로 선정된 바 있다. 특히, 먹는 탈모 치료제는 임상 연구 결과 90% 이상의 탈모 억제 효과와 70% 이상의 발모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원장은 “탈모 증상이 일정 기간 이상 지속된다면 의학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며 “대부분 탈모는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이 악화되므로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피부과 전문의를 찾아 환자 본인의 상태를 체크하고, 이에 따른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제이기자 kimjey@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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