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내달 미국 고급차 시장에 진출한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중대형 세단 ‘G80’과 플래그십(최고급) 세단 ‘G90’ 등 라인업으로 구성된다. 현대차는 제네시스 브랜드로 미국의 고급차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전체 판매량도 늘린다는 방침이다. 메르세데스-벤츠의 ‘S클래스’가 장악한 미국 최고급차 시장에서 G90 성공여부가 업계 관심사로 떠올랐다.
현대차(회장 정몽구)는 내년 1월 ‘북미국제오토쇼(NAIAS 2016)’에서 플래그십 세단 ‘G90’을 미국시장에 처음 공개하고 제네시스 브랜드도 동시에 선보인다고 9일 밝혔다. 상반기 중으로 중대형 세단 제네시스의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인 ‘G80’까지 출시해 제네시스 브랜드 운영을 본격화 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제네시스 브랜드로 △미국 럭셔리카 시장 점유율 상승 △현대차 미국 판매량 증가 등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방침이다. 현대차의 올해 1~3분기 미국 판매량은 57만8000여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판매량보다는 3.7%가량 늘었지만 미국 전체 자동차 시장 성장률(5.0%)에는 미치지 못하는 결과다. 반면 같은 기간 제네시스 모델 미국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8.2%가량 증가한 2만726대를 기록했다. 동급시장에서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BMW ‘5시리즈’ 등에 이어 3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현대차는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고급차 시장이 대중차보다 성장속도가 높다는 점에 주목하고 제네시스 브랜드를 론칭했다. 실제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와 현대차에 따르면 전 세계 고급차 시장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마무리된 지난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연평균 판매 증가율(CAGR 기준) 10.5%를 기록했다. 대중차 시장 증가율(6.0%)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제네시스 브랜드는 국내시장과 북미 시장을 우선 집중하고 중국, 유럽 등 다른 시장으로 순차적으로 확대해나갈 예정”이라며 “특히 플래그십 세단인 G90 경우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BMW 7시리즈, 렉서스 ‘LS’ 등에 뒤지지 않는 품질과 훨씬 뛰어난 첨단 사양을 갖추고 있어 내년 미국 럭셔리 플래그십 세단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제네시스 브랜드의 미국 시장 성공 여부를 두고 불확실성이 많은 것으로 본다. 새 브랜드를 출범했지만 여전히 현대차 경쟁력은 최고급 시장에서 낮은 편이다. 실제 미국 럭셔리 플래그십 세단 시장은 메르세데스-벤츠의 S클래스가 압도적인 우위다. 올 들어 10월까지 판매량이 1만7900대로, 2위인 BMW 7시리즈(6900여대)를 2배 이상 앞섰다. 반면 같은 기간 에쿠스 판매량은 1933대에 불과하다.
자동차 전문가는 “제네시스 브랜드가 럭셔리 중형 세단 시장에서 G80을 앞세워 성공할 가능성이 높지만 럭셔리 대형 세단 시장에서는 진입장벽을 많이 느낄 것”이라며 “G90보다 향후 출시할 제네시스 SUV가 제네시스 브랜드의 성패를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류종은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