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스마트에너지캠퍼스 구축사업이 논란을 빚고 있다.
광주전남 스마트에너지캠퍼스 사업은 지역대학에 에너지 신기술과 신사업을 융·복합한 종합실증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으로 총사업비만 300억원이다. 사업기간은 3년이며, 지역 안배 차원에서 광주와 전남에 각각 150억원이 지원된다. 논란은 광주에서 발생됐다.
한전은 스마트에너지캠퍼스 사업 계량평가에서 1위를 차지한 ‘GIST 컨소시엄’에 사실상 사업포기를 권유, 공정성 시비도 일고 있다.
한전은 10일 평가를 거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1차 평가 배점은 30점, 2차 평가는 70점이다. 하지만 평가방식이 주관적 요소가 반영된 비계량 방식이라 일부에서는 문제라는 지적이다.
당초 유력한 후보였던 ‘전남대 컨소시엄’이 1차 평가에서 GIST에 밀리면서 사태가 불거졌다. 한전KDN, 호남대, 광주대와 손잡은 전남대는 마이크로그리드 통합모델 구축과 태양광에너지 실증테스트단지, 통합에너지플랫폼 등 수주를 자신했지만 1차 평가에서 고배를 마셨다. 한전 자회사인 한전KDN은 자존심을 구겼다.
광주여대, 동강대와 컨소시엄을 구성한 GIST는 스마트그리드 등 R&D 역량강화로 승부수를 띄웠다. 이미 GIST 내에 첨단에너지시스템이 구축된데다 글로벌 수준의 연구실적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 사업비 매칭도 GIST가 상대 후보를 압도했다.
한전은 사업자 선정결과를 3개월 가까이 미루면서 사업통합을 요청했다. 광주시에도 중재를 요청했지만 아직까지 해법을 못 찾고 있다.
지역상생 차원에서 한전이 대규모 R&D 예산을 투입했지만 오히려 갈등만 부추기는 상황이 연출된 셈이다. 이 때문에 한전 임원급 인사가 GIST를 찾아 관련문제를 협의하기도 했다.
스마트에너지캠퍼스 사업에 참여한 지역대학 A교수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GIST가 1차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얻으면서 경쟁 후보들이 혼란에 빠졌다”며 “처음부터 대화해 대학 간 통합 컨소시엄을 구성했으면 문제가 없었을 텐데 대학 간 이해관계와 자존심 때문에 일이 복잡하게 얽혔으니 지금이라도 뭉쳐야 한다”고 말했다.
에너지전공 B교수도 “한전이 단순히 신재생에너지 보급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미래기술 확보로 기술경쟁력 강화를 추구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기술 수월성이 평가 핵심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성수 전남대 산학협력부단장은 “지역산업발전을 위해 지역대학과 상생협력을 위한 아이디어를 제안했지만 일부 오해가 발생한 것 같다”며 “스마트에너지캠퍼스 구축사업이 경쟁이 아닌 상생이 될 수 있도록 소통과 대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조청래 한전 기술협력처 차장은 “내부심사와 사업조정 등으로 선정이 다소 지연됐지만 사전 내정설은 사실무근”이라며 “2차 평가에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곧이어 최종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서인주기자 si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