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근 싱커스텍 대표는 매일 새벽마다 미국 바이어와 인터넷 영상통화를 한다. 인터넷에서 싱커스텍 산업용 PC 메인보드를 보고 구매 의향을 보인 고객과 상담하는 것이다. 23년간 회사를 꾸리며 중국·대만 등의 저가공세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적극적인 역발상 마케팅으로 극복했다
이 대표는 “산업용 PC 분야는 주문자맞춤제작(ODM) 업종 특성상 대량생산보다 맞춤형 소량생산에 중점을 두기 때문에 고객과 신뢰가 중요하다”며 “세계 시장을 염두에 두고 고객이 먼저 찾아오도록 마케팅을 했다”고 소개했다. 직접 찾아다니며 일방적으로 홍보하기보다 고객 관심사가 쉽게 노출되도록 만든 것이다.
우선 홈페이지와 영문 기업 소개서를 새로 만들었다. 검색에 쉽게 노출될 수 있도록 핵심 단어를 추려 간결하게 정리했다. 이를 링크드인, 유튜브 등 SNS와 연계하고 구글 애드워즈로 대표되는 클릭당 지불(PPC) 광고와 연계했다. 사업화 가능성이 있는 기업 담당자에게 이메일을 활용한 회사 소개도 병행했다.
인터넷은 기회였다. 이 대표는 “생산자동화 수요가 늘고 있는 미국 시장을 겨냥해 인터넷을 적극 활용했다”며 “대기업처럼 많은 자원을 홍보에 투입할 수 없지만 적은 비용으로 제품을 노출시킬 수 있는 방안을 연구,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고객의 홈페이지 체류 시간 및 브랜드 인지도 증가 덕분이다. 웹상 정보가 모바일을 타고 빠르게 확산되기도 했다.
현재 싱커스텍은 마케팅 개편 후 30여개 국내외 기업을 잠재 고객사로 맞았다. 중국의 저가 물량공세가 극심한 가운데 한국의 무명 중소기업이 그동안 엄두도 못냈던 글로벌 고객과 접점을 만든 것이다.
이 대표는 “이전에는 기대할 수 없던 일”이라며 “정보기술(IT) 기업은 물론이고 무인운반차, 생산자동화 등 여러 분야에서 예비 고객사와 협업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ODM 특성상 최대 1년 협의기간이 있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에는 5~10개 고객사에 기업당 20만달러 규모 수출을 기대한다. 일부 기업과는 계약 성사를 위한 제품 검증 단계를 밟고 있다. 10년 넘게 30억원 선에서 정체를 겪은 매출 돌파구를 마련했다.
이 대표는 기회를 적극 잡을 계획이다. 주변이 우호적이기 때문이다. 이 대표가 누벼야할 시장은 연간 15% 이상 성장하고 있다. 국내 생산자동화 분야에 한정해도 잠재시장 규모는 5000억 원대로 추산된다.
이 대표는 “산업용 PC 시장은 미국의 경기 회복, 스마트공장 등 생산자동화 확산에 힘입어 급성장 중”이라며 “변하지 않았으면 없었을 대기업의 선 사업 제의와 이를 통한 해외 시장 파악 등 성과가 잇따르고 있어 내년에는 미국 자동화로봇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