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워치가 스마트워치 시장을 활성화 시키고 있다. 애플의 대규모 공세로 기존 업체가 고사할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페블 등 경쟁사들이 애플과 동반성장하고 있다.
스마트워치 스타트업 페블은 올해 전년 대비 갑절 수준 판매가 성장했다고 5일 밝혔다. 회사는 애플워치가 스마트워치 인지도를 높인 덕에 자사 상품 판매가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에릭 미기코브스키 페블 CEO는 CNBC와 인터뷰에서 올해 페블이 크게 성장할 수 있었던 공을 일부 애플워치에 돌렸다. 그는 “애플이 스마트워치 시장에 진출한 후 자사 매출에 어떤 중대한 악영향도 미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오히려 페블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늘어났다.
페블은 올 3월 페블 타임과 타임스틸을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킥스타터에 출시하며 약 한 달만에 총 2034만달러(약 231억원)를 모금한 바 있다. 이후 지난 9월에는 첫 원형 스마트워치 페블 타임라운드도 공개했다. 지난해 페블은 70만대를 팔아 1억2000만달러(약 1360억원) 매출을 올렸다.
회사는 자사 제품이 저가 스마트워치 시장과 사용자 즐거움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애플워치가 중고가 시장을 겨냥한 것과 웨어러블 기기 시장 1위 핏빗 제품이 활동적인 생활에 중점을 두고있는 것과 접근이 다르다는 의미다.
피트니스 트래커 시장도 올 4월 애플 진출 이후 판매 잠식 없이 성장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제임스 박 핏빗 CEO는 자사 제품 타깃이 애플과 다르다며 애플워치가 시장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발언을 한 바 있다.
미기코브스키 CEO는 “애플워치가 스마트워치 시장의 롤렉스나 태그호이어가 되려고 한다면 페블은 스와치와 같은 브랜드를 지향한다”고 말했다. 비슷했던 스마트워치 시장에 다양한 가격과 제품군이 마련되며 각 수요를 만들고 있다는 해석이다.
세계 웨어러블 시장 규모는 지난해 총 640만대 수준이었지만 올해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워치 신규 판매량뿐 아니라 전반적인 스마트워치 인식이 높아지며 각 업체별 판매가 성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애플워치 판매량이 공식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최근 실적 추산 지난 4월 이후 5개월 만에 최대 17억달러(약 1조9000억원) 매출을 올렸을 것으로 기대한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