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도 포기한 LCD 컬러필터용 ‘고휘도’ 청색 소재, 중소기업이 양산 성공…일본 이어 세계 두 번째

대기업이 연구개발 단계에서 포기했던 액정표시장치(LCD) 컬러필터용 ‘고휘도’ 청색(Blue) 소재를 중소기업이 개발, 양산에 들어갔다. 고휘도·저점도 RGB 소재(밀베이스)는 일본 기업이 시장을 독점한다. 일본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양산해 수입 대체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씨앤에이인더스트리(대표 배영애)는 최근 고휘도 청색 소재 양산체제를 갖췄다. 초기 단계라 생산규모는 크지 않지만 수요 증가에 따라 생산능력을 확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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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에 위치한 씨앤에이인더스트리의 전경 모습.

새롭게 개발된 청색 소재는 기존 국내에서 생산된 제품에 비해 휘도와 명암비(CR)가 20% 이상 개선됐다. 국내 고객사로부터 일본 프리미엄급 청색 소재와 동급으로 인정받으면서 제품이 출시되자마자 채택됐다.

회사는 양산에 들어간 청색 소재보다 휘도와 명암비를 15~30% 이상 추가 향상시킨 제품도 개발했다. 일부 고객사와 함께 품질 승인 절차를 밟고 있다.

이용수 씨엔에이인더스트리 연구소장은 “고휘도면서 저점도를 유지하는 것은 고난도 기술로, 국내에선 최초이자 일본 업체에 이어 두 번째”라며 “제품은 LCD TV용 대형 컬러필터에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밀베이스 시장 진출 15년 만에 일본 업체와 양산 기술 격차를 없앴다”고 강조했다. RGB 밀베이스는 LCD색 구현을 위한 핵심 소재로 컬러 레지스트 원료가 된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컬러 밀베이스 시장 규모는 처음으로 1조원대를 넘어섰다. 이 가운데 국내 시장은 4855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도요잉크, 미쿠니색소 등 일본 업체가 세계 시장 7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국내 컬러필터 생산 업체 역시 이들 업체로부터 밀베이스를 전량 수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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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앤에이인더스트리는 국내 RGB 밀베이스 시장에서 삼색 양산에 성공한 유일한 업체다. 10여년 전 KCC, 조광페인트 등 대기업이 앞다퉈 시장에 진출했지만 양산 기술까진 확보하지 못했다. 일정 규모를 달성해야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 구조인데 대부분 업체들이 지속적으로 추진하지 못했다. 우후죽순 생겨났던 업체들이 정리되면서 기술을 갖춘 SKC하스, 이엔에프테크놀로지 등 몇 곳만이 양산하고 있다.

씨앤에이인터스트리는 2000년부터 이 분야 연구개발에 매진해온 강소 기업으로 꼽힌다. 최근 중국, 대만 등 해외 시장도 수요 증가로 공급을 타진 중이다. 안료와 염료로 구성된 하이브리드 밀베이스도 개발하고 있다.

최근 스마트폰 베젤용 화이트 밀베이스와 컬러이미지센서(CIS) 등 고부가가치 제품도 신규 사업으로 추진 중이다. 내년에는 제2 공장으로 확장·이전을 준비하고 있다.

배영애 대표는 “외산 제품이 장악해온 밀베이스 시장에서 고품질 제품이 출시되면서 수입 대체에 기대감도 높다”며 “신규 제품 연구개발을 늘려 전자재료 화학소재 분야 ‘히든챔피언’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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