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공장 핵심은 단순히 기술을 적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공장 자체를 이해하는 구성원을 늘려가는 데 있습니다.”
랄프 프랑케 지멘스 공장자동화사업부 사장은 스마트공장과 제조업 혁신 중심에는 결국 ‘사람’이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스마트공장을 구현하는 각종 기술도 중요하지만 이를 활용하고 이해할 수 있는 숙련 전문가 양성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독일 암베르크 공장이 자랑하는 세계 최고 수율 비결은 바로 정보 투명성(Transparency)”이라며 “공장이 돌아가는 모든 과정 곳곳에 있는 전 작업자가 맡은 업무 내에서 최선 결정을 스스로 내릴 수 있도록 정보가 실시간으로 공유된다”고 설명했다.

인더스트리4.0과 스마트공장 구축이 반드시 일자리 축소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하며 질 좋은 일자리 확대와 노동 환경 개선을 가능하게 하는 큰 기회라는 의견을 내놨다. 암베르크 공장 역시 20년 전 스마트공장 시스템을 도입하기 전과 현재 직원 수가 비슷하지만 전체적인 교육·임금 수준에 차이가 있다고 덧붙였다.

프랑케 사장은 “물론 독일과 한국은 교육 체계가 달라 단순히 비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ICT 강국인 한국도 ‘제조업혁신 3.0’ 전략을 추진하는 만큼 산업 현장 변화와 연계한 교육시스템으로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기업이 제조업 체질 개선에 들이는 노력 못지않게 이를 뒷받침하는 인재 양성과 교육 기반 조성에 정부 역할 중요성에 무게를 실었다.
이어 “과거 공장자동화가 현장에 보편적으로 자리 잡기까지 30~40년 가까이 걸렸다”며 “인더스트리4.0이나 제조업혁신3.0도 어느 한순간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그만큼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공장 관련 빠른 성장이 기대되는 시장으로는 한국과 인도, 스페인 등을 꼽았다. 막대한 내수와 세계 제조업 중심지로 주목받던 중국은 더 이상 급성장 시장은 아니라는 평가다.
그는 “지멘스가 세계적으로 인더스트리4.0을 선도하고 있지만 세계 어느 곳에서도 지멘스만으로 100% 가능하지 않다”며 “한국에서도 마케팅과 영업활동만 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연구협력과 정부 정책 참여, 고객사 협업 등 미래 시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