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020년 에어솔루션(에어컨디셔닝솔루션·AC) 연 매출 100억달러 달성’을 선언했다. 시스템에어컨을 앞세웠다. 기업 간 거래(B2B)를 늘려 세계 1위 일본 다이킨을 따라잡는다. 10년 전 일본 TV를 넘어 세계 1위로 자리 잡은 TV 성공사례를 재현한다.
삼성전자는 27일 경기 용인시 삼성전자 인재개발원에서 ‘삼성 AC 포럼 2015’를 열어 시스템에어컨 신제품과 향후 전략을 소개했다.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부문 대표(사장)는 “삼성 시스템에어컨의 세계 시장 공략이 준비됐다”며 “앞으로 5개월간 50여개국, 117개 도시에서 삼성의 기술력과 혁신을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높은 日 철옹성… 삼성 “극복 가능”
AC는 소비자거래(B2C) 시장과 B2B 모두 세계 가전 업계 경쟁이 치열한 분야다. 740억달러 규모 세계 시장에서 다이킨이 20% 점유율로 부동의 1위를 차지한 가운데 파나소닉, 미쓰비시, 도시바 등 일본 업계가 주도한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테크사이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AC 시장은 올해부터 2020년까지 연 평균 8.5%씩 성장한다.
삼성전자는 AC 후발주자다. 국내에서는 5000억원 시장의 45%를 차지하고 있지만 세계 시장에서는 3~5%에 불과하다.
일본 다이킨은 지난해 AC에서만 매출 1조9150억엔, 영업이익 1900억엔을 올렸다. 일본은 물론이고 북미, 유럽, 중국에서 독보적 1위다. 내년에는 미국 휴스턴에 4억1000만달러를 들인 신공장을 가동한다. 다이킨은 지난해 160억달러 규모였던 미국 AC 시장에서 36억3000만달러 매출을 올렸다.
파나소닉은 B2B 중심 기조 및 아시아 판매 증가에 힘입어 올해 AC 매출로 지난해보다 11% 증가한 5130억엔을 내다본다. 미쓰비시, 도시바도 저소음·고효율 등 시장 추세에 힘입어 AC 사업을 확대한다. 1950년대부터 AC에 집중한 일본 업계는 유럽연합(EU) 환경 규제에 대응할 수 있는 높은 기술력을 확보했다.
윤 사장은 “2020년 100억달러 목표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금의 삼성전자 기술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으며 목표달성 연한도 단축까지 가능하다는 의미다. 삼성전자는 생활가전 매출 중 AC 비중을 3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시스템에어컨 라인업 확충, “혁신 담았다”
소개된 시스템에어컨 신제품은 삼성전자 목표 달성을 견인한다. △360 카세트 △DVM 칠러 △DVM S △DVM S 에코 4종이다. 360 카세트는 천장 어느 방향에서나 동일한 바람을 느낄 수 있는 원형 시스템 에어컨이다. 항공기에서 쓰이는 기류응용 원리에서 착안한 부스터팬을 세계 최초로 적용했다. 용량도 23㎾(8마력)부터 84㎾(30마력)까지 전 제품군을 갖췄다.
삼성전자는 세계 건축·의학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 기업과 협업해 ‘스마트 스페이스’를 구현할 계획이다. 시스템에어컨 기기 간 연결을 통한 에너지 절감 솔루션 기술력을 바탕으로 ‘보안’ ‘노인복지’ 등 가정의 ‘스마트홈’에 대응하는 미래형 건물·도시 관리를 선보인다.
◇윤부근 사장 “삼성전자 생활가전 ‘세계 1군’”
윤부근 사장은 지난 2012년 목표로 내건 ‘2015년 생활가전 세계 1등’ 달성 여부에 “업계 인수합병(M&A)으로 기존 1위 기업 매출이 불어나는 등 영향이 있었다”고 말했다. 스웨덴 일렉트로룩스가 지난해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 가전부문 인수로 연 매출 200억달러를 돌파하는 등의 가전 업계 구조개편을 지칭한 것이다. “매출을 따라잡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면서도 “(삼성전자 생활가전은) 이미 세계 1군”이라고 현 수준을 자평했다.
※ 일본 에어솔루션 기업별 현황 (자료: 각 사)
용인=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