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참여하면 농업분야 개방 부담이 클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5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TPP 타결, 농업분야 협상결과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농업분야 TPP 협상에서 한국에 시사점이 있는 품목은 쌀과 일부 축산물 등이다.
농촌경제연구원은 한국과 입장이 비슷한 일본 협상 결과를 분석했다. 일본은 쌀에 관세 감축 대신 의무수입물량인 저율관세 할당물량(TRQ)을 이해당사국에 제공해 수입하기로 했다. TRQ 제공 물량은 미국산 쌀 7만톤, 호주산 쌀 6000톤이다. 쇠고기 관세는 38.5%에서 TPP 발효 즉시 27.5%로 내리고 16년에 걸쳐 9%까지 감축하기로 했다. 수입 돼지고기 관세도 품질에 따라 차등 감축 또는 철폐한다.
농촌경제연구원은 이 같은 일본 사례를 고려해 우리나라가 TPP 가입 협상을 할 때에도 농산물 시장 개방 부담이 클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쌀에 쿼터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며, 국내 쌀 수급 상황을 고려하면 TRQ 증량은 쌀 산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평가다.
보고서는 이해 관계자와 충분히 협의해 수용 가능한 마지노선을 미리 설정하고 협상에 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이 후발참여 희망국으로서 TPP 가입을 서두르면 농업을 비롯해 상대적으로 비교 열위에 있는 분야에 부정적 파급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농촌경제연구원은 “TPP가 세계무역기구(WTO)와 자유무역협정(FTA) 중심이었던 기존 국제무역질서를 대체하는 새로운 국제무역질서 정립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가입 시기를 신중하게 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미국, 호주 등 TPP 참가국 중 10개국과 이미 FTA를 체결한 만큼 기존 FTA 품목 시장개방 일정을 고려해 농업 피해를 최소화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