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계 반도체 시장 인수합병(M&A) 규모가 1000억달러(약 112조원)를 넘어섰다. M&A 협상 중인 반도체 기업이 많아 연내 M&A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8일(현지시각) 데이터제공업체 딜로직 조사결과 올해 초부터 지금까지 집계된 반도체기업 M&A 규모가 1006억달러(약 113조643억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반도체 시장 인수합병 금액은 지난해에 비해 월등히 높아졌다. 올해 반도체 기업 M&A 금액은 지난해 377억달러(약 42조3710억원)보다 3배나 늘었다. 지난 5월 싱가포르 아바고테크놀로지가 미국 브로드컴을 370억달러에 인수하는 등 대형 M&A가 많았기 때문이다. 딜로직은 올해 M&A 건수는 276건으로 지난해 369건보다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M&A 금액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블룸버그는 아날로그디바이스, 샌디스크, 페어차일드 등 다수 반도체기업이 M&A를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반도체 시장 인수합병 붐은 비용절감을 위해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과거 반도체 기업은 신기술을 얻기 위해 M&A를 했지만 최근에는 비용 절감을 위해서 많은 기업이 M&A를 한다고 보도했다.
외신은 반도체 업계 경쟁이 극심해지면서 매출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올해 세계 반도체 매출이 지난 2012년 이후 처음으로 0.8%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에는 1.9%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아바고는 브로드컴을 인수하면서 2017년부터 연간 7억5000만달러(약 8429억원)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마크 에델스톤 모건스탠리 반도체부문 M&A 자문 이사는 “반도체 시장이 이미 성숙기에 접어들어 성장세가 둔화하고 비용은 늘어났기 때문에 반도체 업계에서 살아남는 것이 더 복잡해졌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인수합병으로 반도체 업체수가 줄어들면 가격 경쟁이 완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절감된 비용이 신제품 개발에 쓰일 것으로 내다봤다. 인텔은 알테라를 인수하면서 절감된 비용을 새로운 제품 개발에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