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사업환경 변화에 맞춰 연구개발(R&D), 구매, 생산, 마케팅 등 사업 체계 전반을 재점검한다. 시장 변화 추세에 맞지 않는 사업방식을 개선한다.
구본무 LG 회장이 6일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10월 임원세미나에서 경영진에게 변화에 대응하고 적극적으로 기회를 잡아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구 회장은 “세계 경제 전망이 어둡고 중국 경기 둔화와 함께 글로벌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등 경영환경이 급속히 어려워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구 회장은 경영진에게 “우리 사업 방식과 R&D, 구매, 생산, 마케팅 등 주요 경영활동을 재점검해 개선해야 한다”면서 “변화하는 환경에 맞지 않는다면 근본적으로 그리고 과감하게 바꾸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냉엄한 현실을 인식하고 철저히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LG 임직원은 구 회장 발언을 ‘지속가능 성장을 위해 기존 관행을 깨고 변화 흐름을 정확히 읽어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했다. ‘지속가능’ ‘사업방식의 근본적 전환’이 핵심 키워드로 읽힌다.
구 회장은 ‘변화’ ‘기회’ 등을 자주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력산업인 스마트폰과 TV 부진이 이어지면서 LG만의 성장동력 발굴을 서둘러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특히 ‘근본적이고 과감한 사업방식 변화’를 강조해 얼마 남지 않은 그룹 인사 발표에 촉각이 쏠렸다. 대폭적인 혁신인사가 이어질 것으로 예고된다. 일하는 방식과 R&D 등 전체를 점검한 후 조직 개편과 인력 재배치가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임원세미나에는 한명기 명지대 사학과 교수가 ‘징비록(懲毖錄)에서 배우는 리더십’을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과거를 반성하여 미래에 대비한다’는 뜻을 담고 있는 징비록의 역사적 의미를 소개했다. 현재의 경영환경을 극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으려는 LG그룹의 현실인식을 담은 주제였다.
임원세미나에서는 후지필름이 2000년대 초 필름 카메라에서 디지털 카메라로 경영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선제적인 대응으로 사업 재편에 성공한 사례도 공유됐다.
후지필름은 기술 컨버전스 트렌드를 예견하고 회사가 보유한 화학, 광학, 전자기계 등 원천기술을 한데 모아 융합했다. 이를 바탕으로 디지털 카메라와 디지털 영상장비 등 신제품을 개발했고, LCD용 광학필름 등 새로운 시장에도 성공적으로 진출했다.
임원세미나에는 구 회장을 비롯해 강유식 LG경영개발원 부회장,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등 최고경영진과 임원 300여명이 참석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