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3조원으로 예상되는 KDB대우증권 인수전이 이번 주 시작된다.
대우증권 대주주인 KDB산업은행은 5일 제1차 금융자회사 매각추진위원회를 개최하고 대우증권 매각 방식을 공개경쟁 입찰을 통한 패키지 매각으로 결정했다.
대우증권 인수에 관심을 표명한 곳은 KB금융그룹과 미래에셋그룹이다. 한국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도 후보로 거론된다. 여기에 중국 금융그룹인 시틱(CITIC)도 저울질하고 있고 막판에 등장할 사모펀드와 중국 등 해외자본까지 감안하면 최다 7개 안팎 그룹이 인수전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대우증권 자본총계는 4조3049억원으로 NH투자증권에 2000억원가량 모자란 업계 2위를 기록하고 있다. 덩치뿐 아니라 103개 전국 영업점과 투자금융(IB)사업, 주식위탁매매(브로커리지)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춰 초대형 매물로 꼽힌다.
유력 후보 가운데 하나인 KB금융은 자본금 5800억원의 KB투자증권을 보유하고 있지만 규모가 작아 합병 시 부담이 덜하다는 장점이 있다. 채권업무에 강한 KB투자증권과 소매업무에 강한 대우증권이 합쳐지면 시너지가 기대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KB금융 장점은 자본력이다. 지난해 우리투자증권 인수에 실패한 후 대우증권만큼은 꼭 잡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여기에 은행 위주 수익구조 개선을 위해 비은행 부문인 대우증권이 꼭 필요한 상황이다.
KB금융은 매각 공고에 앞서 인수자문단 선정 작업에 들어갈 만큼 잠재 인수 후보자 중 가장 적극적이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도 지난달 한 포럼에서 임종룡 금융위원장에게 인수의지를 피력했다는 설이 퍼지면서 유력한 후보로 부상하고 있다.
미래에셋그룹은 지난달 9일 이사회에서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도약하기 위해 1조2067억원의 유상증자를 의결하고 대우증권 인수전 참여를 본격화했다.
미래에셋이 대우증권을 인수하면 자기자본 7조원이 넘는 초대형 금융투자사업자가 된다. 여기에 연금 부문과 자산관리에 강한 미래에셋증권과 IB, 브로커리지에 강한 대우증권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문제는 두 회사 주력이 금융투자업이라 인력 등 중복 분야가 크다는 점이다.
한국금융지주는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지만 공식 방침은 유보하고 있다. 대우증권 해외 인프라에 관심이 높지만 현재 인터넷전문은행도 추진하고 있어 부담이다. 신한금융지주는 은행·카드에 비해 증권이 약하다는 점에서 인수를 저울질하고 있지만 신한금융투자 유상증자도 추진하고 있어 참여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중국 최대 증권사인 중신증권을 보유한 시틱금융그룹도 후보에 올라 있지만 최근 중신증권 사장을 포함한 고위간부들이 내부자거래 등 혐의로 당국 조사를 받고 있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대우증권 현황(상반기 연결 기준)
이성민기자 smlee@etnews.com